[반갑다 새책] 도시로 보는 동남아시아사

입력 2022-03-30 23:15:49 수정 2022-04-02 07:43:59

강희정·김종호 외 지음/ 사우 펴냄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있는 고양이 조각상.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있는 고양이 조각상.

코로나19로 지난 2년 여가 증발했다. 특히 해외여행은 영상에서나 즐기는 '대리만족'에 그쳐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를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미 적잖은 사람이 마치 분풀이라도 하듯 너도나도 공항으로 향한다는 뉴스가 나온다.

해외여행에 있어 뭐니뭐니해도 가성비 갑은 '동남아시아 여행'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비와 온화한 날씨, 색다르고 화려한 자연환경, 부담스럽지 않은 비행 시간 등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일 게다.

웬만하면 한 번쯤은 가본다는 동남아시아. 대중적인 여행지이지만, 우리는 그들과 그들의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최소한 그들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 말이다. 이 책이 코스 요리의 '애피타이저'(appetizer)로 여겨지는 이유다. 동남아시아에 대해 깊숙이는 몰라도 그래도 여행의 재미를 높일 정도의 주요 도시의 역사 상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쿠칭'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자.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18길은 2020년부터 행정구역상의 도로명 외에 '남쿠칭로'를 사용한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쿠칭은 동남아의 대표적인 도시이면서도 우리에게 가장 덜 알려진 도시이기도 하다. 쿠칭은 보르네오로 향하는 관문 도시이면서 '고양이의 도시'로 불린다. 흥미롭게도 '쿠칭'(Kuching)이라는 발음 자체가 말레이어로 고양이를 가리키는 '쿠칭'(kucing)과 같아서 여러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태국 치앙마이주 바로 옆에 있는 '치앙라이주'에 대해서는 불과 70여 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 아편 무역지였으며, 1980년대 태국 왕실이 고산지대 개발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커피 재배와 가공이 번창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이 책은 주요 도시에 대해 독자들이 흥미를 끌 만한 사례부터 제시하면서 도시 역사와 생활 및 문화 등에 대해 설을 풀고 있다. 현지를 잘 아는 6명의 지은이가 7개 나라에서 고른 모두 13개 도시가 소개된다. 여행 코스나 팁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여느 여행 책과는 다른 색다른 맛의 여행 입문서라 할 수 있다. 350쪽, 1만8천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