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부산 개장, '교통지옥' 불러올 것…이익에 눈멀어 시민 불편 나몰라라

입력 2022-03-28 14:55:36 수정 2022-03-28 16:02:42

부산시 "공무원 동원해 교통 현장 모니터링 할 것"…"혈세로 대기업 돈벌이 도우러 공무원이 왜 나가냐"

롯데월드가 17일 메타버스 이프랜드(ifland)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달 31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하
롯데월드가 17일 메타버스 이프랜드(ifland)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달 31일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하 '롯데월드 부산')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롯데월드 부산은 부산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테마파크 존 내에 총 15만 8천000 ㎡ 규모로 선보인다. 사진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전경. 연합뉴스

이달말 정식 개장을 앞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교통난에 대한 대비가 없어 방문객의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부산시도 당장 개장에 따른 대책으로 '현장 모니터링' 정도만 마련해 두면서 주민과 이용자 편의를 외면한 채 기업의 영업만 돕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31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한다. 17종의 최신 놀이시설을 갖춘 이곳은 부산과 김해, 창원은 물론 영남권에서 이용객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은 물론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찾은 이들은 롯데월드 부산 개통에 따른 주변 교통난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7일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이케아와 롯데아울렛을 찾았던 대구의 이모(41) 씨는 교통 지옥을 체험했다. 그는 "롯데월드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도 몰려들면서 오시리아 관광단지 도로가 주차장이 된 줄 알았다"라며 "부산 시내로 넘어가기도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주말이면 해운대에서 넘어오기까지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교통난이 심각하다. 한 부산시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말하고 있지만 동해선조차 배차 간격이 20분이나 된다"고 비판했다.

유통 및 관광업계는 롯데월드 부산을 포함해 오시리아 단지에는 연간 2천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하루에 평균 5만5천명이 오시리아 단지를 찾는 셈. 이 가운데 30%만 롯데월드 부산을 방문하더라도 1만6천명 이상에 달한다. 하지만 롯데월드 부산의 주차장은 2천800면에 불과하다. 부족한 주차장은 인근 도로의 불법 주차로 이어지고 결국 이는 교통난을 불러일으킨다.

한 시민은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가 길게 늘어서면 당연히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교통이 정체될 것"이라며 "오시리아 일대에 영향을 끼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교통난을 의식한 듯 당장 롯데월드 측은 오는 4월 10일까지 이용객을 하루 6천명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대중교통 이용객에게 15%를 할인하고 동시간대 고객 밀집을 막기 위해 오후권 발급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교통난 해결을 부산시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롯데월드 부산 관계자는 "교통문제 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산시 등과 긴밀히 협조를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에 그쳤다.

부산시도 그동안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다 개장을 앞두고서 임시방편 마련에 나섰다. 부산시 공공교통정책과 관계자는 "개장에 맞춰 종합대책반을 운영을 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직원들이 근무하면서 문제되는 구간이 있으면 경찰과 협력을 해서 소통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에 대해 부산시민은 "코로나 대응에 공무원들이 동원돼도 모자랄 판에 놀이공원 개장 교통정리에 공무원이 나간다는게 말이 되느냐"라며 "소상공인들은 다 죽어가는데 대기업 배불리는데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이 왜 동원되느냐"라고 비판했다.

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015년 서울의 롯데타워 공사현장에서 '고객을 먼저 생각하고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지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지만 롯데월드 부산은 고객의 불편에 대해 모르쇠로 대응하며 그룹 이미지를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