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지음/ 북폴리오 펴냄
이 책은 기존의 흔한 건강 책과는 궤를 달리 한다. 최소한 OO를 위해 OO를 줄여야 한다든지 OO를 해야 한다는 식의 교과서적인 책은 아니다. 의료 책처럼 내용이 딱딱하지도 않다. 의료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도 손쉽게 술술 읽어 넘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 속 사례와 평이한 용어 등이 눈길을 끈다.
지은이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사)한국뇌졸중의학연구원 원장과 ㈜세닉스바이오테크 대표 및 CMA 리서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의학자로서 뇌졸중의 기초와 임상에 관한 2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신경과학회 향설학술상 ▷서울대 심호섭의학상 ▷유한의학상 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및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등을 수상하는 등 면면이 화려하다.
그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당시 '건강을 챙기기 위한 교수님만의 방법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약을 먹습니다"고 답해 출연진과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같은 답변은 해야 할 것을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행위라는 사실을 역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먹어야 할 약은 철저히 용량·용법을 지켜 먹고 의학에 근거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며, 검증되지 않은 지식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게 건강의 정답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책에는 평소 우리의 편견과도 같은 의학상식을 깨부수는 내용이 곳곳에 담겨 있다.
지은이는 뇌졸증 환자가 질병에 필수적인 약은 그토록 안 먹겠다고 줄여달라고 생난리를 치면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돼 효능도 불분명한 크릴 오일은 먹겠다고 하는 현장에서의 사례를 들면서 왜곡되고 이중적인 일반인의 건강 상식을 꼬집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게끔 한 '국민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 지은이는 현재 건강검진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한 데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체계 속에서 큰 수익을 보장받지 못한 의사들이 조금이라도 많이 버는 운영 방식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의료시장이 일부 왜곡돼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견해다.
이 책은 모두 6개 장에 걸쳐 기초 의학 상식 및 각종 질병의 원인 및 대처법을 싣고 있다. ▷사람의 몸이란 무엇인가 ▷질병이란 무엇인가 ▷적어도 뇌졸중으로는 쓰러지지 않게 해줄게요 ▷암도 생명,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당분간 절대로 아파서는 안 되는 상황!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 등으로 구성됐다.
각 장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1장과 2장에는 인간 장기의 작동 원리와 우리 몸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3장과 4장은 뇌졸중 발병 시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 등 환자들이 궁금할 만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5장과 6장에는 환자들을 위한 감기 예방법과 좋은 생활 습관을 구축하는 방법 등 셀프 건강 관리법과 진단법이 소개됐다. 456쪽,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