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결정에 영향 줄까? 文·尹 회동 변수도?
대선 직후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반대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19일 추천 수 20만을 돌파했다. 정부가 반드시 답변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한 것. 지난 15일 글이 등록되고 불과 나흘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권을 가진 만큼, 문재인 대통령 내지는 청와대가 직접 답변해야 하는 사안으로 분석된다.
▶실은 이 청원에 대한 답변이 어떤 내용일지에 앞서 사면 자체가 실현될지 여부에 이미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MB 사면'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회동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관련 실무협의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아 만남 자체도 무산되면서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현 대통령과 당선인 간 견해 차가 좁혀지지 않은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즉, 이 문제는 사면의 실행 여부는 물론, 文·尹의 첫 회동 일정 및 회동의 성격과 분위기도 좌우할 수 있는 것.
이어 이번에 관련 청원이 정부 답변 조건을 충족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할지 말지에 대해 더는 대답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다음달 운영 종료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해당 청원에 대한 답변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면 여부 결정에 또 다른 바탕이 될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계'도 주목된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검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매개로 하고 있어서다.
연관 키워드는 '정치보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책 '문재인의 운명'의 '정치보복의 먹구름' 챕터에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와 관련, "촛불시위의 후속 대응이 정치보복이고, 보복의 칼끝이 우리에게 향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증오감과 적대감이 그때부터 시작됐다는 것도 한참 후에 알게 됐다"며 정치보복을 언급했다.
이 정치보복이라는 말은 2018년 거꾸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입 밖으로 꺼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응수했다.
그해 1월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 수사에 대해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정치보복"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인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을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당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이날 오후 11시 29분쯤 동의 수 20만을 넘겼다.
글에서는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며 현재 수감 중에 있다. 전직 대통령이 수감되고 몇년 지나지 않아 또 사면되는 이런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치부패범죄에 관해서 관용없는 처벌이 집행되어야 한다. 봐주기식 온정주의적 사면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에서 국민통합 관점에서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한국갤럽에서 작년 11월에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48%가 사면에 반대한다고 나타날만큼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원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결정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사례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는 달리 이명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 문제가 따로 제기되지도 않고 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해서 국민에게 반성하는 태도 또한 보이지 않고 있다"고 대비시켰다.
그러면서 "정치 개혁의 관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강력히 반대하며, 다시는 이런 논의가 정치권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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