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 '더미래', “윤호중 사퇴” 첫 공식 제기

입력 2022-03-16 17:17:29 수정 2022-03-16 21:25:46

“부적절·정당성 없다”…지방선거 앞 파열음에 현실론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후 광주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후 광주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논란 속에 가동에 들어갔지만 '윤호중 체제'를 둘러싼 파열음이 숙지지 않고 있다. 16일에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주축이 된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윤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 의원 그룹 차원에서 '윤호중 비대위' 비토론이 첫 공식 제기되면서 파장이 주목된다.

더미래는 이날 서울시당에서 '제20대 대선 평가와 우리의 할 일'이라는 주제로 회의를 하고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윤호중 체제가 적절하지도, 정당하지도 않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지도부가 다시 나서는 방식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6월 지방선거도 기약할 수 없다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다수 의견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방선거까지 시간이 촉박한 데다 당내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현실론'을 주장한 의원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미래는 소수의 의견까지 모아 윤 비대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이는 전날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나타내면서도 직접적으로 퇴진을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더미래의 사퇴 요구에 대해 윤 비대위원장은 "항상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내일 재선 의원 간담회도 있고 초선의원 간담회도 있으니까 소속돼 있는 분들이 오셔서 충분히 말씀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직접 듣고 그 다음에 내 입장을 얘기하겠다"고 거리를 뒀다.

비대위 논란은 윤 비대위원장의 호남 방문 현장에서도 불거졌다. 이날 일부 당원은 비대위 회의 전 광주시당에서 '윤호중 비대위 사퇴',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비대위가 광주 방문을 내홍 수습과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비대위 체제를 인정받는 계기로 삼으려 한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