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유세, 李 8차례 尹 15차례
대선 후보의 동선을 보면 선거 전략과 메시지뿐 아니라 이번 대선의 전황(戰況)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인 지난달 15일부터 8일까지 22일 동안 양강 후보들의 유세 동선을 분석해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총 80회의 유세 가운데 최대 격전지이자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몰린 서울(24회)과 경기·인천(23회)에 약 60%를 할애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으로 수도권 민심 이반이 심각해진 것이 이 후보의 발걸음을 잦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고향 대구경북(TK)은 비수도권 가운데 충청권(9회) 다음으로 많은 8차례 찾았다.
사상 첫 TK 출신 민주당 대선 후보에 선출된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대구(2/15·2/28·3/7)와 경북 포항(2/28), 경주(2/28), 구미(2/28), 안동(2/28), 영주(2/28) 등을 훑으며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민주당 최대 취약지대인 TK에서 역대 최초 30% 득표를 목표로 잡은 것도 이 후보의 TK 집중 유세 일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제주·호남권 7회, 부산울산경남권 6회, 강원권 3회 순이었다.
민주당 선대위에 따르면 전체 80회 유세에 따른 이동거리는 5천266㎞로, 서울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까지 거리에 이른다.
총 99차례의 유세를 펼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경기·인천에서 최다인 24차례, 이어 서울에서 18차례 유세했다.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유세 횟수가 더 많은 것은 최대한 많은 지역을 순회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짧게 머무는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어 '보수 텃밭' TK를 15차례 방문해 보수 지지층 총결집을 호소했다.
윤 후보는 대구(2/15·2/18*3·3/4·3/8), 경북 상주(2/18), 김천(2/18), 구미(2/18), 칠곡(2/18), 포항(2/27), 경주(3/4), 경산(3/4), 안동(3/4), 영주(3/4) 등을 꼼꼼히 돌았다.
부산울산경남권도 15차례, 충청권 13차례, 제주·호남권 8차례, 강원권은 6차례 유세했다.
특히 호남권의 경우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가 광주에서 단 한 차례 유세를 한 데 비해 윤 후보는 전북과 전남을 아우르는 광폭 유세를 통해 취약지대 표심 공략에 집중했다.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두 후보는 최대 각축지인 서울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먼저 이 후보는 22일간의 공식선거운동의 막판 세몰이를 이날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했다. 5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부른 촛불집회가 열렸던 광화문 광장 인근에 위치한 곳을 골라 상징성을 부각했다. 이어 공식선거운동이 종료되는 자정까지 청년층이 밀집한 마포 홍대 광장에서 돌며 2030 표심을 공략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3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하고, 정권교체를 외쳤다. 윤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과 하나가 돼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한편 중도층 잡기를 병행했다. 또 마지막 시간까지 청년층이 많은 건대입구역과 강남역 일대를 훑으며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였다.
심상정 후보는 오후 7시 홍대 상상 마당 앞에서 유권자를 상대로 지지를 당부하며 선거운동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