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합의 선언 내용과 의미는 무엇?

입력 2022-03-03 17:46:15 수정 2022-03-03 20:19:16

"더 좋은 정권교체…대선 승리 후 즉시 합당"
사실상 '공동정부' 기자회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전 최종적으로 합의문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전 최종적으로 합의문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3일 "완벽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이라며 단일화를 선언했다. '더 좋은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웠다.

둘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안철수, 윤석열 두 사람은 오늘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른바 '윤일화'(윤석열로 단일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어 "오늘부터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면서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함께 정권을 인수하고, 함께 정권을 준비하며, 함께 정부를 구성해 정권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 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실상 공동정부를 꾸리겠다는 의미다.

이들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들고자 하는 행정부를 미래지향적이고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고 규정했다. 여기에 각자 내세운 ▷공정 ▷상식 ▷과학기술중심국가의 가치를 모두 담아내기로 했다.

▷미래 ▷개혁 ▷실용 ▷방역 ▷통합 등의 원칙 아래 이념 과잉과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시장 친화적인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또한 정치방역이 아닌 과학방역, 분열이 아닌 통합을 지향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협의하고,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까지 포함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하는 등 정부 운영도 공동으로 하기로 했다. 윤 후보가 당선하더라도 인사권을 같이 행사하고, 서로의 공약도 조정해 함께 국정과제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후보 당선 시 안 후보가 인수위와 공동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치를 10년 동안 했지만 행정적 업무를 실행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의중을 은연 중에 드러냈는데, 윤 후보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냐가 관건이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두 후보가 밝힌대로 대선에서 승리하는 대로 양당은 합당을 추진키로 했다. 절차가 빠르게 이뤄지면 지방선거 전 합당이 마무리 돼, 지방선거에 공동의 후보를 낼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구체적 방식은 언급하지 않아 향후 진통이 있을 전망이다.

당장 안 후보와 감정이 좋지 않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부터 이날 대구시당에서 "만약 안 후보께서 내년으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 출마한다고 하면 경쟁을 통해서 당권 도전하실 수 있다"면서도 "그전 단계에는 흡수합당 형식으로 합당 절차를 밟지 않을까 싶다"고 흡수합당 방식을 시사했다.

그는 당명 변경과 관련해서 "계획이 없다"면서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대선 승리하면 브랜드 가치로는 상당한 가치를 갖게 된다"고 잘라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 단일화를 전격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호준 기자 hoper@imaeil.com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 단일화를 전격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호준 기자 hoper@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