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男 "전쟁 반대"…부산 러시아 총영사관 진입하려다 거부

해운대, 우크라이나 유학생·직장인 집회도…"승패가 문제 아냐, 전쟁 원치 않는다"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에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중단할 것을 호소하는 집회에서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번 집회는 부산 등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유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모여 개최했다. 연합뉴스

한국인 남성이 "전쟁 반대" 목소리를 내며 부산 러시아 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28일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5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부산 중구 주부산 러시아연방 총영사관에 진입하려 했다.

A씨는 "전쟁에 반대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영사관을 찾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제지했으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경찰은 러시아 총영사관 경비를 강화하기로 했다.

2시간에 한 번씩 하던 총영사관 주변 순찰을 1시간 단위로 늘리고, 담당 경찰서 경비과장과 계장이 매일 2차례 현장점검에 나선다.

의무경찰이 맡던 총영사관 경비는 정식 경찰이 담당한다.

경찰은 부산 내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집회 시위 등과 관련된 외사 정보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에서 열린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중단할 것을 호소하는 집회에서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집회는 부산 등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유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모여 개최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7시 해운대 지하철역 인근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규탄 및 중단 촉구 집회'가 열렸다.

부산 등 국내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유학생과 직장인 등 30여 명이 '우크라이나를 구해달라', '전쟁을 멈춰달라', '러 푸틴은 전쟁을 멈춰'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집회 도중 우크라이나 국가가 나오자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아울러 대선 후보들에게 손팻말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구를 내놓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부모님들과 연락하고 있는데 연락이 갑자기 끊길 때가 있다"며 "(전쟁에서) 이길 거냐 질 거냐가 아니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은 1천310명(2020년 11월 행안부 통계 기준)이다. 부산시가 관리하는 우크라이나인 통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