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일 동안 이어진 역대급 무강수…화재 21% 증가
대구 지역 실내외 화재 발생 빈도 높아져
지난 22일 대구 서구 이현동의 한 생필품 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불은 1시간여 만에 꺼졌지만 소방인력 106명과 장비 47대가 동원될 정도로 큰 화재였다. 공장 내 쌓여 있는 기자재와 생필품이 불에 타 4천7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쓰레기봉투가 심하게 불에 탄 점을 들어 건조한 날씨 속 자연발화를 화재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구에는 건조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산불도 잇따랐다.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일원에서 26일 오후 늦게 발생한 산불로 4ha의 산림이 불에 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헬기 13대와 산불진화대원 등 인력 467명이 동원돼 14시간 만에 꺼졌다.
대구의 역대급 '겨울 가뭄'과 건조한 날씨가 맞물려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화재가 증가하고 있다.
27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겨울 가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2일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364건이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에 발생한 화재(299건)보다 21.7% 증가했다. 이달 말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수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건조한 날씨는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구 지역은 1907년 기상관측이 이뤄진 이래 가장 긴 가뭄을 기록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비가 온 이후 지난 26일 비가 오기까지 대구에선 71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건조주의보가 15일 동안 이어졌고, 이달 들어 건조주의보와 건조경보는 각각 19일, 7일씩 발효됐다. 건조주의보는 이틀 이상 실효습도(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낮을수록 건조함)가 35% 이하일 경우, 건조경보는 같은 기간 실효습도가 25% 이하일 경우 발효된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해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방방재 전문가들도 실내외에서 화재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건조한 기후에선 사소한 점화원이 쉽게 화재로 이어지곤 한다. 실내에서 난방 기구 취급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옥외에서 불을 때거나 산이나 들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를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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