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안방 장비”에 윤석열 “대통령 역할 걱정” 설전

입력 2022-02-25 22:16:17 수정 2022-02-25 22:30:00

북핵·우크라이나 사태 해법 등 놓고 사안 마다 충돌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명의 대선 후보들은 25일 TV 토론회에서 남북 관계 해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정세 급변 등을 놓고도 격론을 벌였다. 이재명·심상정·안철수 후보가 '전술핵' 등을 고리로 윤석열 후보를 협공하는 분위기였고, 윤 후보는 방어에 주력하며 역공세를 폈다. 특히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사안마다 감정 섞인 설전을 주고 받았다.

이 후보는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를 여전히 주장하나"라고 윤 후보를 겨눴고, 윤 후보는 "그런 주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유럽식 핵 공유도 수송과 투발은 유럽이 맡아도 핵 통제권은 미국이 갖고 있다. (윤 후보의) 핵 공유는 어떤 것인가"라고 거듭 질문했다. 윤 후보는 "저는 핵 공유 얘기한 적 없다. 안 후보에게 여쭤보라"고 화살을 돌렸다.

이 후보는 "윤 후보께서 새롭게 포괄적 안보동맹으로 가야 한다면서 내세운 두 가지가 이미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에 들어 있다"며 "하고 있는 걸 왜 또 하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안보와 경제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포괄적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제가 꼭 새로운 이론을 공약으로 내야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이미 했는데 'NSC 회의 하라'고 주장하신 것도 봤는데, 시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며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고 혹시 들어보셨느냐"고 윤 후보를 자극했다. 윤 후보도 "정상적인 질문을 하시라. 팩트에 근거해서"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두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도 가시 돋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향해 '안방 장비'(이 후보), '대통령 역할할 수 있을지 걱정'(윤 후보)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심 후보와 윤 후보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등을 놓고 부딪혔다. 심 후보가 3불 정책을 거론하며 입장을 묻자 윤 후보는 "MD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전략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발언"이라고 비판하자 윤 후보는 "많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국가 안보를 위해선 중층 미사일 방어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북핵 확장 억제의 구체적 방안은 어떤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북핵 대응전략을 놓고 공방을 펼쳤다. 윤 후보는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전술핵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고, 이에 안 후보는 "저는 이런 확장 억제 정도가 아니라 좀 더 확실하게 핵 공유 협정이 필요하다"고 되받아치면서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