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한지붕 같은리 두 마을 "마을 분리만이 살 길이다"

입력 2022-02-22 15:31:08 수정 2022-02-23 18:02:15

울진군 전곡리 전내마을과 원곡마을 분리 요구

전곡리의 행정리 분리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전내마을에 걸려 있다. 독자 제공
전곡리의 행정리 분리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전내마을에 걸려 있다. 독자 제공

"마을 분리만이 살 길이다."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전곡리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행정리 분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곳은 42㎢ 면적에 42가구 65명의 주민이 백병산과 오미산을 끼고 전내마을(24가구 35명)과 원곡마을(18가구 30명)로 분리돼 있는데 전내마을 주민들이 분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히 원곡마을은 행정구역은 울진군이지만 사실상 봉화군 소천면의 양원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로 지역갈등의 원인이 돼왔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전내마을 주민들은 "두 마을의 거리가 5㎞에 달하고, 산으로 완벽하게 나눠져 있어 마을 사이를 통하는 길도 고개가 있어 이를 넘고 다녀야 하는 불편과 두 마을 주민들이 만나는 횟수가 극히 제한돼 있어 별도의 마을로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원곡마을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군의 각종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행정정보 등에서 소외 받는 등 사각지대로 방치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전내마을 주민들과 원곡마을 주민, 울진군 관계자 등은 지난 18일 전내마을 치유센터에서 행정리 분리에 대한 긴급회의를 해 전곡리를 가칭 전곡1리와 2리로 행정리를 분리해 줄 것을 울진군에 공식 요청했다.

전내마을 주민들은 행정리가 분리되면 ▷주민소통 및 정보전달 원활화 ▷별도 마을 인정으로 상호존중 분위기 조성 ▷지역감정 및 텃세 해소 ▷귀농인구 증가 등의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없이 많은 갈등과 문제로 별도의 마을로 만들지 않으면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조속히 행정리를 분리해 상생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경남 함양군도 지난해 10월 생활권이 다른 함양읍 봉강3리와 조동마을, 본백마을 등 3개 리를 각각 봉강6리, 해솔, 중촌으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함양군 리의 명칭 및 구역에 관한 조례' 를 공포·시행한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