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힘 반대 속에 '14조원 추경안' 새벽 기습 단독처리

입력 2022-02-19 10:48:14

본회의에는 21일쯤 상정…민주 '2조+α' 증액한 수정안 제출해 의결할듯

맹성규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들이 18일 오후 예결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회의 속개 촉구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맹성규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예결위원들이 18일 오후 예결위 전체회의가 정회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회의 속개 촉구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4분 만에 처리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의사진행을 거부하면서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날치기 처리를 했다면서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9일 오전 2시 8분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당시 예결위 회의장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없었으며 예결위 회의 개회 후 정부 추경안이 상정돼 처리되기까지는 총 4분이 걸렸다. 사회는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예결위원장 대신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이 진행했다.

전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맹 의원은 별도의 토론 없이 표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했고, 이종배 위원장은 간사 간 추가 협의를 요구한 뒤 정회했다. 이후 예결위 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던 민주당은 이날 0시 1분부터 전체회의를 소집해달라는 요구서를 제출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에 회의를 열자는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며 맞섰다. 결국 이 위원장이 나서 여야 간사에 시간을 협의하라며 조정에 나섰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면서 민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현재 예결위원 50명 중 민주당 소속이 30명이다.

민주당은 국회법 50조에 따라 이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단독 처리를 했다. 국회법 50조는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거부할 경우 등에는 위원장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의 간사가 직무를 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장 직무대리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개회한 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예결위원장으로서 시급한 민생 안건을 처리 해야할 의사 일정 작성 책무를 거부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예결위 간사로 국회법 50조 5항 따라 본인이 사회를 보게 됐다"면서 추경안을 의결했다.

의결 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번 추경안은 소상공인 지원 및 방역 보강을 위한 원포인트 추경으로서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 및 소상공인 어려움을 감안해 국회에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되는 대로 집행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1일쯤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본회의에서는 별도의 수정안을 올려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당정 협의 등을 통해 정부안보다 2조여원이 증액된 수정안을 만들었다.

이 수정안에는 방역지원금 300만원 외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요양보호사, 법인택시 종사자 등 약 140만명에게 100만원 안팎의 코로나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 등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40조 규모의 추경안 처리를 요구하면서 추경 처리에 반대해왔던 국민의힘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