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맞을 필요 있나"…4차 접종에 고개드는 '백신 회의론'

입력 2022-02-14 16:56:59 수정 2022-02-14 20:18:46

역학조사 간소화에 방역패스 유명무실·돌파 감염도 잦아…"이럴 바엔 안맞아"
가뜩이나 3차 접종률 낮은 대구…'백신 회의론'에 접종률 제고 우려
전문가 "미접종자 보호도 방역패스 목적…접종 필요"

지난 11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맞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 11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맞고 있다. 매일신문 DB.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백신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역학조사가 간소화되고 고위험군을 제외한 확진자 동선 추적이 사라지면서 방역 패스 자체가 유명무실해진데다,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돌파 감염이 득세하면서 백신 무용론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전국 최저 수준인 대구의 3차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14일 "60세 이상 고령층의 확진이 다시 증가함에 따라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에 대한 4차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4차 접종은 커녕 3차 접종률도 낮은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백신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감염 우려보다는 방역패스 때문에 접종을 하지 않으면 일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인식이 접종률을 높였는데, 역학조사가 간소화되고 확진자 동선 추적이 사라지면서 백신을 맞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A씨는 "정부가 당초에 추가 접종 간격을 6개월로 잡았다가 3개월로 줄였는데, 최초 접종 간격인 6개월 뒤에 맞아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굳이 빨리 맞을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방접종 완료자 기준과 방역패스 유효기간 사이에 간격이 넓은 점도 3차 접종을 미루는 배경으로 꼽힌다.

'예방접종 완료자'는 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후 14일 경과, 90일(3개월) 이내인 사람으로, 확진자와 접촉하더라도 자가격리가 면제(수동감시) 된다.

이와 별개로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2차 접종 완료 뒤 180일(6개월)으로 접종 완료자 기준과 석 달이나 차이가 난다.

3차 접종 대상에 해당되더라도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추가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구의 3차 접종률은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대구의 3차 접종률(대구시 전체 인구대비 접종률)은 51.4%로 전국 평균(57.3%)보다 6%포인트(p) 가까이 낮다.

3차 접종 대상 연령인 18세 이상 인구 대비 3차 접종률도 대구가 59.3%로 전국 평균(66.4%)보다 7.1%p나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역학조사 여부와는 상관없이 미접종자 보호를 위해 방역패스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방역패스가 의무 적용되는 시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밀폐된 공간에 머무르는 감염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미접종자들이 감염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해,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방역패스 제도의 1차적인 목적"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방역패스 제도와는 무관하게 스스로의 면역과 감염 예방을 위해 추가 접종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