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탈 포항' 배은망덕…국가균형발전 역행 행태"

입력 2022-02-07 13:23:34 수정 2022-02-26 06:37:17

이강덕 포항시장,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행 강력 성토
포항 희생 위에 포스코 성장, 포스코 통해 포항은 세계에 이름 알려 '한 몸'
8일 70여개 지역 경제 사회단체 모여 '포항판 만민공동회' 개최

7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 지주사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
7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 지주사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

"포스코의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 포항'은 배은망덕하고 무책임한 처사이다. 50만 포항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포스코와 포항은 한 몸

포스코의 지주사와 관련된 최근 움직임에 시민들의 반발 여론이 고조(매일신문 7일자 9면 등)되고 있는 가운데 이강덕 포항시장이 작심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이 시장은 매일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일청구권을 대가로 받은 돈으로 고 박태준 회장이 포항에 철강보국의 일념으로 수많은 포항인들과 함께 이뤄 놓은 성과가 지금의 포스코로 이어졌다. 역사를 돌아본다면 어떻게 포스코가 '탈 포항'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또한 이 시장은 "포항의 역사는 포항제철, 포스코를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포항의 정체정이다. 포스코는 포항의 희생 위에 성장했고 포항은 포스코를 통해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 몸이다. 어쩌면 경주와 신라를 떼 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반드시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은 다시 경북 포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포스코의 일방적이고 안하무인 격의 처사를 성토 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시장실과 포항시청으로 쇄도하고 있다.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끝까지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당선자에게도 이를 강력하게 호소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대선후보 공약·국가정책과 역행

이 시장은 7일에도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거듭 포스코의 지주사 수도권 설립과 관련한 책임론과 역할 이행을 강조하면서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에 왜 포스코가 앞장서는가"라며 날을 세웠다.

특히, 이 시장은 포스코 일부 고위급 인사들이 지주사 서울 이전에 대한 포항 지역의 반발에 '반 경제적'이라며 비판한데 대해 도리어 포스코가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반 국가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시장은 먼저 윤석열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가 '대기업 지방 이전, 인센티브 제공'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내놨고,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수도권 공공기관 200여개 지방 이전' 약속을 한 것을 상기시켰다.

이 시장은 행안부에서 지난 2021년 10월 고시한 '인구감소 지역 89개 시군구' 중 경북이 16곳으로 가장 많이 지정됐고, 인구소멸 위기 탈출을 위해 지방소멸대응 기금을 매년 1조 원씩 지원하기로 할 만큼 지방소멸을 국가적 위기로 받아들이고 대처하고 있다는 자료도 인용했다.

◆'포항판 만민공동회' 열어 뜻 모아

이 시장은 포스코에 3대 요구사항을 거듭 제시했다. 포스코 지주회사 본사의 포항 이전, 미래기술연구원 등 연구시설의 포항설치와 지역 상생협력 대책에 대한 입장 표명 등이다.

포항시는 또한 8일 오전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 탈 포항 사태'와 관련해 이는 포항을 중심으로 한 100만 경제권의 미래가 걸려 있는 사태로 판단하고 지역 경제 사회단체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간담회인 '포항판 만민공동회'를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상북도, 국회의원, 경북도의회, 포항시의회를 비롯해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들과도 수시로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하는 창구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양대 유력 대선 후보가 이러한 균형 발전 공약을 내놓은 이유는 지방소멸은 부동산 가격 폭등과 빈부격차 심화 등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켜 곧 국가적 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잡힌 대한민국'을 국가 발전의 비전이 현재 흐름이라는 것을 포스코는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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