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없다'던 국민의힘·국민의당 가능성은 열어두고 신경전
국힘 일부 "쉬운 일정대로 가야"…완주의사 국민의당도 변화 감지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제20대 대통령선거의 판세를 가를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그동안엔 당사자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거친 신경전을 벌이며 단일화의 '단'자로 꺼내지 않을 것처럼 하더니 투표일이 다가오자 가속과 제동 페달을 번갈아 밟아보며 상대와 여론의 반응을 떠보는 중이다.
정치권에선 야권단일화 논의의 핵심은 '명분과 실리를 양쪽이 어떻게 고르게 나누느냐!' 인데 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두 진영 사이의 힘겨루기는 이른바 '극적인 순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통령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며 "각자 후보 등록을 한 다음 단일화를 하려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국민을 안심시키는 쉬운 단일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14일 전까지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아울러 야권후보 단일화 최종결정권자인 윤석열 후보가 자신의 핵심 공약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 만드는 일을 안 후보 같은 분이 책임을 맡아 앞장서 이끌어주시면 좋겠다는 의중을 밝혔다는 전언도 나왔다.
반면 선거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권영세 사무총장은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언급에 대해 이날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선대본부가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이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며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선대본부 내 일부 인터뷰 내용은 개인 의견일 뿐 선대본부 입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국민의당과 날선 대립각을 세워 온 이준석 대표 역시 "최근 상황이 다소 좋아졌다고 해서 개인이 정치적 이해를 위해 그런 언급을 하는 것은 아주 부적절해 보인다"고 단일화 논의 필요성을 반박했다.
당내에선 먼저 얘기하는 쪽이 협상에서 이른바 한 수를 접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 하고 있을 뿐 단일화 필요성은 자명하다는 반응이다.
당 관계자는 "어떤 위치에서 협상을 시작하느냐가 협상결과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맞지만 단일화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승부를 몽니를 부리다 놓칠 경우 그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상대인 국민의당의 태도도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대선 출마 이 후 초지일관 완주의사를 표시하며 지지층 확산에 집중하고 있지만 '단일화는 없다'고 안 후보와 맞장구를 치던 주요당직자들이 최근엔 '현 상황에선 논의할 수 없다'는 정도로 쌓아놓았던 벽을 내리는 분위기다.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나"라며 윤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가 양측의 협상력과 직결될 것이기 때문에 두 진영에서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의시점을 선택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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