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측, 법카 12만원씩 '카드깡' 정황…金 '대리처방' 의혹 호르몬제도 직접 처방 이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1박 2일 경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27일 통영 굴 작업장에 방문한 뒤 경남 방문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대리 처방' 의혹에 제기된 호르몬제를 두달 후 직접 처방받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3일 JTBC에 따르면 김씨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전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 A씨는 "김씨가 호르몬제를 처방받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호르몬제를 처방받았다.

JTBC는 확보한 텔레그램 대화 기록에는 김씨가 갱년기 여성들에게 처방되는 호르몬제 168일치를 처방받은 내용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여 앞서 김씨가 약을 처방받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비서진 명의로 대리 처방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던 것과 같은 약이라고 JTBC는 전했다.

해당 약은 일반적으로 폐경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쓰는 여성 호르몬 대체재로 알려졌다.

앞서 A씨에게 대리 처방, 식사 심부름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공무원 배모 씨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며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며 김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A씨는 배씨 주장에 대해 "자신이 먹기 위해 김씨 집 앞에 걸어둔 약을 몰래 훔쳤단 말이냐"고 반박하며 김씨가 직접 진료를 받아 같은 약을 처방받은 자료를 추가로 공개한 것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에 대해 "김씨가 대리 처방해 약을 먹은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한 것"이라며 "호르몬 약 자체를 먹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고 JTBC는 보도했다.

한편, JTBC는 김혜경 씨에게 전달된 쇠고깃값 등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결제액을 12만원씩 끊어 이른바 '카드깡'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보이는 대화가 담긴 녹취록도 추가로 공개했다.

JTBC는 같은날 A씨를 인용해 " 김혜경 씨 측이 정육 식당뿐 아니라 일식, 중식 등 단골 음식점 등에서 반복해서 법인 카드를 사용해왔다고 주장한다"고 추가로 보도했다.

지난해 3월부터 약 7개월간 "상황에 따라 일주일에 한두 번 법카를 썼고, 1회에 무조건 12만 원을 채우는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결제가 이뤄졌다"는 것이 A씨 주장이다.

금액을 12만원으로 맞춘 것은 의전팀 인원 수 등을 고려해 총무과에서 관례상 비용 한도를 최대 12만 원으로 정해놨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JTBC는 전했다.

특히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A씨가 "가격이 12만원이 넘는다고 하면 그래도 시켜요?"라고 묻자 배 씨가 "12만원씩 잘라 달라고 해봐"라고 답하는 내용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이렇게 법인카드로 구매한 음식 중 상당수가 김혜경 씨에게 전달됐다고 A씨 측은 설명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감사 요청을 해놓았고, 결과가 빠른 시일 내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인의 주장을 갖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사실관계가 나온 뒤 얘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