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실험·뉴페이스 발굴 성공적…벤투식 '빌드업'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입력 2022-01-22 07:35:10

해외파 없이 터키 전훈서 가진 2차례 평가전 완승…벤투 "선수들 좋은 경기력" 만족감

21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몰도바와 친선경기. 후반전 조규성이 공중 볼다툼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1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몰도바와 친선경기. 후반전 조규성이 공중 볼다툼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과와 경기력 모두 좋았다"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차례 평가전을 완승으로 장식한 데 대해 만족했다.

한국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몰도바와 친선경기에서 김진규(부산)와 백승호(전북), 권창훈(김천), 조영욱(서울)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4-0으로 이겼다.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와 맞대결서도 5-1로 승리한 대표팀은 해외파가 빠진 상황에서 유럽국가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대승을 거뒀다.

평가전 2경기 결과와 내용을 놓고 보면 벤투 감독의 이번 터키 전지훈련은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시즌 초반이었음에도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기존과 다른 전술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잘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원톱 대신 조규성(김천)과 김건희(수원) 투톱 카드를 내세우며 새로운 전술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일단 다른 시도를 해본 것"이라고 설명한 벤투 감독은 "레바논전에 어떻게 나갈지는 더 지켜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고 했다.

김건희가 조규성과 측면 공격수·미드필더진 사이에서 연계 플레이에 힘쓰면서 공격이 원활해졌다. 김건희는 후반 3분 권창훈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세번째 득점을 합작하기도 했다.

조규성은 비록 득점을 올리지 못했으나 부지런히 최전방을 뛰어다니며 끊임없이 공간을 창출했다. 김건희와 조규성의 투톱은 그동안 벤투호의 붙박이 원톱으로 통하던 황의조(보르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위력을 떨쳤다.

21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몰도바와 친선경기. 전반전 한국 백승호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1일 오후(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몰도바와 친선경기. 전반전 한국 백승호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또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백승호(전북)와 김진규(부산)의 더블 볼란테 조합은 이번에도 빛났다.

공격적이고 정확한 패스에 매서운 중거리 슈팅 능력까지 갖춘 백승호와 패스 능력에 활동량을 겸비한 김진규는 전반 중반 이후 완벽에 가깝게 중원을 장악했다. 게다가 이들은 나란히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해외파인 황인범(카잔)과 정우영(알사드)을 주전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경쟁 구도는 중국 리그에서 뛰는 손준호(산둥)와 이번 전훈에 참가하지 못한 원두재(울산)가 이들을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여기에 백승호와 김진규가 이번 전훈 평가 2연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면서 벤투호 축구의 핵심인 중원 자원들의 내부 경쟁은 더 뜨거워지게 됐다.

25일 레바논으로 이동하는 한국 대표팀은 27일 레바논을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을 벌이고, 2월 1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시리아와 8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최종예선 각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이란(승점 16·5승 1무)에 이어 A조 2위(승점 14·4승 2무)를 기록 중이다. 이르면 레바논전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