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중도·보수 진영과 좌파 진영에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다. 중도·보수와 좌파 모두의 환심을 사겠다는 것인데 대안 없는 말잔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후보는 12일 "북한의 반복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강력히 규탄하는 바"라며 "북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을 즉시 멈춰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서는 "위험한 전쟁 도발 주장" "화약고 안에서 불장난하는 어린아이를 보는 것 같은 불안감" 등의 표현을 동원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이 후보의 말에는 이에 대한 답이 없다. 북한을 규탄하면 극초음속 미사일을 쏠 생각을 접기라도 한다는 것인가.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실전 배치되면 수도권은 1분, 남한 전역은 3분 내에 타격할 수 있다. 그리고 저고도 변칙 비행이 가능해 한미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핵탄두를 탑재하면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이다.
이는 북한이 발사하기 전에 먼저 타격하는 것이 유일한 방어책임을 뜻한다. 윤 후보가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마하 5 이상의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면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 이유다. 킬체인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추적해 도발 징후 탐지 후 선제타격하는 무기 체계로 북한 미사일 위협이 극대화되던 2013년 수립된 뒤 문재인 정부에서도 운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표현만 '전략적 표적 타격'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북한 눈치만 보는 문 정부도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 수단은 선제타격뿐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이 후보는 문 정부가 운용 중인 방어 개념을 그대로 전한 윤 후보를 "불장난하는 어린아이"로 매도한다. 선제타격이 안 된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이 후보는 '규탄한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이에 대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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