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2일 게임회사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의무화 등 4대 게임 공약을 내놓았다. 이른바 '겜심'과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저격에 나선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을 바꿔야 한다"며 "게임 정책의 핵심은 게이머가 우선이고, 지금까지 게임 이용자에게 가해졌던 불공정 문제도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업계 불공정을 없애고 게이머를 보호함으로써 게임의 활성화를 촉진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윤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 등을 약속했다.
먼저 윤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와 관련해 "일정 규모의 게임사에 '게임물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해 게임 업계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이용자위원회를 만들어 게이머가 직접 감시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게임업계는 일정 확률로 뽑는 아이템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불투명한 확률 정보로 이용자들의 불신을 받았다. 일부 이용자는 앞서 한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조작 사실이 밝혀지자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윤 후보는 게이머들이 아이템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게임사기도 뿌리 뽑겠다고 했다. 게임사기는 피해액이 100만원 이하 소액인 경우가 많고 처리 절차가 복잡하고 길어 피해자들이 고소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찰청 등 관련기관에 전담기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스포츠 지역연고제를 도입하는 계획도 내놓았다. 프로야구처럼 아마추어 e스포츠 생태계가 지역을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한 노소 구분없이 누구나 손쉽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게임아카데미를 설치하고, 게임접근성진흥위원회를 설립해 장애인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공약은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등과 같은 맥락으로 2030세대 유권자 환심을 사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간 게임은 학부모 표를 잃는다는 이유로 선거에서 금기시 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대선 후보 입에 오르내리는 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가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게다가 윤 후보가 이날 저녁 이준석 대표와 함께 대한민국 e스포츠 리그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개막전을 관전하는 일정을 소화한 것도 이러한 해석의 근거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내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인 롤 파크(LoL Park)에서 열린 LCK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 4대 메이저 리그로 꼽힐 정도로 2030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는 대회다. 총상금 4억원 규모이며 우승팀은 상금 2억원을 가져간다. 또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18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고, 올해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정식종목으로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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