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김한길·김기현에 이어 선대위원장단 총사퇴 '도미노'
이준석 사퇴 요구도 공개 표출…김종인 재신임, 최고위원 추가 사퇴 가능성도
대선 60여일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선대위 전면해체라는 초강수를 꺼내면서 이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크게 뒤지며 정권교체 적신호가 켜지자 내린 극약 처방이지만, 이준석 당대표 사퇴 요구와 최고위원 추가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그야말로 대혼돈 상황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3일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대선을 불과 두 달 여 앞둔 시점에 인적 쇄신은 어렵다"고 일축했으나 당시 입장을 뒤집었다. '인적쇄신'을 요구하던 이 대표가 윤 후보와 갈등을 빚다 선대위직을 사퇴한 뒤 윤 후보 지지율이 줄곧 하락하자 위기감이 고조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이번 쇄신을 통해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 등 논란의 소지를 없애려는 의도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총괄본부장단 사퇴를 포함해 구조조정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대위 조직 주요 인사인 6명의 총괄본부장단은 전날 '전원 사퇴'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 같은 내용을 미처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한국거래소 신년 개장 행사 참석 도중 소식을 듣고서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한 채 선대위 개편 관련 숙고를 시작했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이미 전날 여러 차례 만나 선대위 쇄신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영입에 공개 반발했던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신지예 수석부위원장도 이날 영입 2주 만에 자진 사퇴했다. '반(反) 페미니즘'을 이유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던 2030 남성 지지층이 신 부위원장 영입 이후 눈에 띄게 이탈했고, 당내 갈등도 심화한 점을 고려한 모습이다. 주변에서도 사퇴를 건의했으나 본인이 최종 결단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부위원장은 오전 페이스북에서 "제가 먼저 나서겠다. 자리를 내려놓으며 정권교체를 위한 조직쇄신이 필요함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SNS 글에서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다. 젠더 문제에 대해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 새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김한길 새시대위 위원장이 "그에게 덧씌워진 오해를 넘어서지 못한 데 책임을 통감한다"며 윤 후보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새시대위는 청년·호남 등 국민의힘의 약점으로 꼽히던 외연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김한길 위원장 사의에 따라 선대위 양 날개 중 하나가 꺾여 '3김 체제'의 한 축이 무너지는 등 사실상 선대위가 전면 해체에 처했다.
이후 오후 의총에서도 김기현 원내대표,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 3인방'이 "지도부 일원으로 무한 책임을 지겠다"며 당직과 선대위직을 사퇴했다.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에를 재신임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이들은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시간에 걸친 의총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모두 이제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후보 빼고는 다 바꾼다'는 방침으로 후보가 전권을 갖고 당과 선대위를 개편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는 결론을 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 20분쯤 국힘 선대위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언론에 "선대위는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지한 것이다.
사의를 내놓은 이들에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수정·김민전 교수 등 외부 영입 공동선대위원장들, '선대위 개편'을 주도할 것으로 보였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포함됐다.
일각에선 이번 일괄 사의 표명 후 김 위원장을 비롯해 극히 일부만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선대위 전면 개편 카드를 통해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 관계를 끝내고 '원팀' 선대위를 부활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주도해, 당초 구상한 것처럼 '슬림한 선대위'를 만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의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에게 '내가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대선 후보에 대해 연일 공개 비판을 이어온 이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공공연히 표출되고 있다.
앞서 일부 초·재선들이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뒤 이 대표 거취 문제가 도마에 오른 만큼 이것이 '당 쇄신 논의'의 변수로도 해석된다.
이 대표에 비판적인 조수진, 김재원 등 일부 최고위원도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는 말이 나오면서 '지도부 줄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준석 리스크'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언제든 당 내홍을 일으키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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