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총체적 쇄신과 함께 이준석 대표도 깊이 자성해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국민의힘 선대위 전면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대선 유세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선대위 쇄신 고민에 들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은 맡고 있는 직을 사퇴하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만큼 선대위와 당 지도부 전면 쇄신은 당연하다.

선대위 전면 쇄신과 함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자성도 꼭 필요하다. 선거전에서든 국정에서든 내부 비판은 보약이다. 하지만 내부 조율 과정 없이, 밖으로 곧바로 쏟아지는 이견은 건전한 비판이 아니라 '내부 총질'일 뿐이다. 더구나 대선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여과 없는 내부 비판은 해당 행위(害黨行爲)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의 책임이 '선대위'에 있다고 비판하지만, 지지율 하락의 상당한 책임은 이 대표의 입에 있다. 그는 선대위 영입 인사에 대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모조리 비판했다. 자신이 무슨 선거의 제왕인 양 오만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선대위 인사들을 겨냥해 "골키퍼만 바라보며 페널티 에어리어 주변에 11명이 다 모여 있다"며 "상대 팀 입장에서는 페널티 에어리어 언저리에 공을 치면 누군가의 발을 맞고 자살골이 들어간다"는 말도 했다. 자기편 골문을 향해 끊임없이 슈팅을 날리는 장본인이 그런 말을 한다. 그렇게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 대표는 '거봐라'는 식으로 그 책임을 '선대위'로 돌렸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빈축을 사는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유의해 주기 바란다"며 "모두 일치단결해서 한 목표로 간다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발언은 선대위 및 당내 모두에게 해당하는 경고이지만, 특히 이 대표가 귀담아들어야 한다. 김 총괄선대위원장 주도의 선대위 쇄신을 계기로 이 대표도 반성하고 거듭나기 바란다. 정권 교체라는 국민적 염원을 위해 당대표의 마땅한 책무를 다하든지, 돕기 싫으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작은 불만도 참기 싫으면 당대표를 사퇴하고, 정치평론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