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 사퇴·일정 중단 등 극약처방 내놓은 국민의힘…"선대위 전면 개편"

입력 2022-01-03 11:08:35 수정 2022-01-04 11:24:18

대통령 후보 일정 잠정 중단 내부 단속 돌입, 총괄선대위원장 만기친람 의사 밝혀…젠더갈등 진원 차단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지지율 부진과 좀처럼 숙지지 않는 내홍을 돌파하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잇따라 극약처방을 내놓고 있다.

윤 후보가 3일 오전부터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내부점검에 돌입하는가 하면, 김종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 전략에 대한 만기친람(萬機親覽)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오는 3월 치러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젠더이슈로 당 대표와 날선 대립각을 세워 온 인사도 자리를 내놨다.

정치권에선 제1야당이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중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3일 오전 열린 새해 첫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 전면 개편을 단행하겠다"며 "국민들의 정서에 따르는 측면에서 국민의힘 선대위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내놓는 메시지와 공약을 모두 본인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후보 비서실이 후보 성향에 맞춰서 메시지를 만들다 보니 그런데, 선거 때는 후보 성향에 맞추면 안 된다"며 "국민 정서에 맞춰서 메시지를 내야하고, 그런 게 지금껏 부족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대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본부장(총괄본부장단) 사퇴를 포함해 구조조정도 해야 할 것이라고 짚으면서 "일반 국민 여론이 선대위에 너무나도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에 맞게 선대위를 개편해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소신을 내놨다.

아울러 윤 후보는 3일 오전부터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내부점검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언론인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현재 이후의 일정을 잠정 중단하였음을 알려드린다"며 "추후 일정이 재개 되는대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지지율 부진의 궁극적인 책임이 있는 윤 후보가 파격적인 모습으로 선대위 쇄신을 촉구하는 모양새라며, 국민의힘의 진정성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전달되느냐가 관건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준석 대표와 젠더갈등으로 맞섰던 신지예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에게 날선 말을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신 부위원장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온 저에게 더 강한 저항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었다. 후보와 공식적인 환영식을 하고, 캠프의 공식적인 직함을 받아 활동하는 저에게 조차 사퇴하라는 종용은 이어졌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이 대표의 조롱도 계속되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신 부위원장은 "저는 오늘 직을 내려놓지만, 어디에 있든 정권 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님, 꼭 대통령이 되셔서 N번방 방지법 만들어 주시고, 성폭력 무고죄 법안 공약 철회해 주십시오. 부디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겠다고 하신 그 약속, 꼭 지켜주십시오"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그동안 적잖은 운영 난맥상에도 아무런 처방도 하지 않고 선대위를 방치했던 국민의힘이 이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이번 국면이 선대위 쇄신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선당후사, 멸사봉공 등의 구호를 말뿐이 아니라 선대위 운영 전반에 깊숙하게 뿌리내려야 한다"며 "선대위의 간판급 인사들부터 일선 실무자들까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