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특권' 실언 논란 고민정, 원희룡에 "착각 사과, 다음엔 현역으로 만나뵙길"

입력 2021-12-18 21:11:52 수정 2021-12-19 00:15:09

고민정, 원희룡. 고민정·원희룡 페이스북
고민정, 원희룡. 고민정·원희룡 페이스북
고민정 국회의원 페이스북
고민정 국회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국회의원은 앞서 자신이 방송에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국민의힘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를 두고 언급한 '국회의원 면책특권'과 관련, 원희룡 전 지사가 자신은 면책특권 대상자가 아니라고 반박하자, 맞받아쳤다.

▶고민정 의원은 18일 오후 8시 43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원희룡 님. 워낙 정치적 영향력이 크신 데다 저에게는 유명 정치인으로 각인이 돼 있다 보니 착각했다"면서 "현역으로 착각한 저의 실수에 대해 사과드린다. 다음에는 꼭 현역으로 만나뵙길 기대한다"고 짧게 밝혔다.

고민정 의원은 어제인 17일 YTN 방송에 출연해 원희룡 전 지사의 대장동 의혹 관련 폭로 기자회견을 두고 "사법적 판단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기자회견을 한 것) 아닌가"라며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시사했다.

면책특권은 현역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과 관련,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권한이다.

그러면서 "내용에 허위가 전혀 없는지 궁금하다. 뭐가 진실일까"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페이스북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페이스북

▶이에 원희룡 전 지사는 현역 의원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됐고, 실제로 원희룡 전 지사는 오늘(18일) 오전 10시 54분쯤 페이스북에 '고민정, 나는 면책특권 뒤에 숨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는 면책특권 대상자도 아니지만, 비겁하게 숨을 생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장동 게이트 추가 의혹은 모두 증거와 증언, 논리적 추론에 기초한 것이다. 제가 제기한 내용은 피하면서 제게 있지도 않은 특권을 운운하는 것은 어떻게든 대장동 게이트를 방어해야 하겠다는 비뚤어진 충정일 것이다. 고민정 선대위 공동상황실장님의 떨고 있는 모습만 보여줬다"며 "아무튼 고민정 의원님, 추악한 게이트 물타기 하느라 고생 많으시다"라고 공격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도 관련 입장문을 내고 "고민정 의원이 원희룡 본부장에 대한 엉뚱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면책특권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고민정 의원이 사과를 표명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현역 의원이지만 원희룡 전 지사는 아닌 점을 대비시키며 향후 국회의원에 도전해 꼭 당선되라는 뉘앙스로 되받아친 맥락이다.

21대 총선 당시 서울 광진을 고민정(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원 유세에 나섰던 이낙연(오른쪽) 당시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연합뉴스
21대 총선 당시 서울 광진을 고민정(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원 유세에 나섰던 이낙연(오른쪽) 당시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섰던 (왼쪽부터)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섰던 (왼쪽부터)윤석열,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고민정 의원과 원희룡 전 지사는 최근 공직 사퇴라는 결단 후 선거에 출마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어 당선과 낙선이라는 엇갈린 결과를 얻어 상반된 처지이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2020년 1월 청와대 대변인에서 사퇴, 그해 4월 치러진 선거에서 서울 광진구 을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선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누르고 초선으로 당선됐다.

원희룡 전 지사는 대선 출마를 위해 올해 8월 11일 제주도지사직에서 사퇴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섰으나, 4위로 낙선했다.

"다음에는 꼭 현역으로 만나뵙길 기대한다"는 언급은 다음 22대 국회에서 같은 현역 의원으로 만나자는 뉘앙스로도 읽힌다. 22대 총선은 2024년 4월 10일 예정돼 있다. 만약 이때 두 사람 모두 출마해 당선될 경우 고민정 의원은 재선 의원, 원희룡 전 지사는 4선 의원(16·17·18대 국회의원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양천갑 지역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