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원으로 싼 가격에 부지 공급"…"TK 디비지면 대한민국 디비진다"
"박정희 산업화 공 인정해야… TK 경제 희망 만들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대구를 찾아 "대구국제공항을 옮긴 자리에 아파트를 잔뜩 지으면 경제가 죽는다. 비행장 이전 부지에 혁신 기업 도시를 만들어 대구의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3박 4일 간 고향 대구경북(TK)을 순회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대구 동성로에서 가진 즉석 연설을 통해 "(공항 이전터에) 국가의 대대적 지원을 통해 아주 싼 가격으로 부지를 공급하고,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유치하고, 기업이 적은 세금으로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부 대 양여 방식 대신 국비 지원을 통해 대구공항을 이전하고, 이전터에는 아파트 대신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맥락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당의 불모지이자 보수 텃밭 대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보수층과 중도층 표심을 공략할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물론 박 전 대통령이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지체시킨 것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산업화의 공도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소외돼왔고, 보수 정권을 온 몸을 던져 지지했지만 여러분의 삶은 개선되지 않았고 TK 경제는 계속 죽었다. 제가 바꿔놓겠다. 반드시 지금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TK를 포함한 지방에 새 희망을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에 앞서 경북 경주부터 찾아간 이 후보의 키워드는 단연 '뿌리'였다. 이 후보는 오후 1시쯤 배우자 김혜경 씨와 함께 먼저 경주 표암재를 찾아 경주 이씨 시조로 알려진 알평공에 참배하고, 조상들에게 대선 출마를 알리는 의식에 참여했다.
이 후보는 "표암재는 시조 알평 선생님의 태생지이고 신라 6촌장들이 모여 화백회의를 구성하고 신라 건국을 결의했던 장소"라며 "경주 이가들의 정신 속에 만장일치의 화백 정신이 지금도 DNA로 전해내려오고 있다"고 했다. 경북 안동 출신이자 경주 이씨인 이 후보가 TK 방문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지 읽히는 대목이다.
경주 '황리단길'을 찾아 진행한 즉석 연설에서는 "저는 문재인도 아니고 윤석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라며 야권 후보는 물론 문 정부와의 차별성까지 강조하고 나섰다.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재창출보다 높게 나타나는 상황을 감안해 현 정부와의 차별화·거리두기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서울 집값이 올라서 난리가 났다.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데 수요를 억제하다 보니 동티가 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지,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다. 기업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서 경쟁과 효율을 저해하는 규제는 완화·철폐하고 효율을 높이는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정조준해 "이런 복잡한 시대에 무능과 무지는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이 '나 모른다. 물어봐가면서 하겠다'고 그러는데 물어보는 것도 이상한 데 가서 물어보고 그러면 나라가 꼴이 되겠느냐"며 "사람을 쓰려고 해도 사람 보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자기가 뭘 알아야 사람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계 정당 사상 첫 TK출신 대선 후보인 이 후보는 이날 지역에 대한 애정도 한껏 드러내보였다. 이 후보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TK는 제 고향이다. 대구도 경제성장이 느리고 수도권과 비교해 차별을 받았는데, 정부도 투자를 좀 해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측은 "TK에 대한 이 후보의 각별한 애정과 지역민들에 대한 존중을 담아 당초 예정까지 취소하고 3박 4일 간 일정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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