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새 징크스, 선대위 먼저 출범한 당이 이긴다?

입력 2021-12-10 17:30:31 수정 2021-12-10 20:24:51

여의도 정가서 회자 이목 집중…"역대 선거서 입증" 주장 나와
'준비된 후보' 선점 효과 해석도…일각선 "메시지 정치 경계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9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의도 정가에 새로운 '대선 징크스'가 회자하고 있다. 역대 대선 시간표를 보면 그간 주목하지 못한 부분에서 승패와 관련해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인데 '동일 당명 재집권 불가', '10년 주기 정권교체', '10년 단위 대통령 2명 배출', '대선 90일 전 여론조사 1위 후보가 승리' 등과 같이 과거 선거에서 역사적 사실로 차곡차곡 쌓인 징크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지 주목된다.

최근 정치권에는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 가운데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먼저 출범시킨 쪽이 모두 이긴 징크스가 있다"는 말이 돈다. 실제로 양당의 경선 준비 과정과 경선 일정 등이 후보 선출 이후 중앙선대위 출범식까지 모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지만, 여기에는 "대중에게는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선점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까지 붙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통령 궐위'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속에 치러진 19대 대선(2017년 5월 9일)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2017년 4월 8일 중앙선대위 활동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하루 앞서 추미애 대표를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한 100여 명 규모 선대위 명단을 발표하며 중앙선대위를 가동했다.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12월 19일)에서도 중앙선대위를 먼저 띄운 쪽이 대권을 거머쥐었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그해 9월 26일, 대선을 85일 앞두고 선대위 활동을 시작했다.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은 11월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중앙선대위 출범식을 가졌다.

2007년에 있었던 17대 대선(12월 19일)도 대선 79일 전(10월 8일) 중앙선대위를 가동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승리했다.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정동영 후보는 같은 달 28일 중앙선대위를 공식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처럼 역대 선대위 등 출범일자를 되짚어 보면 '새로운 징크스의 탄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메시지 정치의 일종"이라며 의미 부여를 경계한다. 징크스가 수명을 다할지, 다음에도 이어질지 지켜보는 게 대선을 지켜보는 묘미는 될 수 있으나 비논리적일뿐더러 어느 징크스가 거론되면 다른 징크스로 맞받아치는 '가위바위보 형국'이 역대 선거마다 이어져 왔다는 지적이다.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 이주엽 대표는 "정치권에서는 스스로 선거 국면이 불리하다고 여기는 쪽이 먼저 자신에게 유리한 징크스를 꺼내 들었다. 그럼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고 상대에게 찜찜한 기분을 들게 하는 일종의 허장성세"라면서 "가령 '안경 징크스'라는 것이 있는데 1대 대선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안경을 쓴 김구 선생을 이기는 등 2012년까지 안경 쓴 후보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지만 19대 대선에서 안경 낀 문재인 후보가 당선하며 깨졌다. 단순한 우연으로 생각하지 않고 어떤 인과관계가 작용하는 것처럼 여기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