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 CEO] <2>정영재 3H 대표

입력 2021-12-08 12:35:58 수정 2021-12-08 22:27:44

지압침대 생산 3H, 빠른 효과로 매출 급성장세
척추협착증 등 질병 치료용 의료기기 인증 도전
“직원이 자부심 느끼는 기업 만들 것”

정영재 3H 대표. 채원영 기자
정영재 3H 대표. 채원영 기자

3H는 기존 롤링 방식이 아닌 안마봉이 수직으로 허리를 눌러주는 방식의 지압침대를 생산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선정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달 3H 제2공장 준공식에는 '복벽 이상운동증'을 앓고 있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씨가 참석해 "똑바로 누워서 자는 게 불가능했는데 3H 지압침대를 사용하면서 잠을 아주 달게 자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지압침대 효과를 증언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3H 매출 또한 2017년 100억원 수준에서 이듬해 200억원, 2019년 336억원, 2020년 309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에는 약 500억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대구 동구 3H 본사에서 정영재 대표를 만났다.

-창업 계기가 무엇인가?

▶허리가 중학교 때부터 고질적으로 안 좋았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기도 하고, 나무 위에 올라갔다 떨어지기도 하면서 허리 통증을 느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축구선수로 활동하면서 몸싸움을 하다 보니 허리가 아팠다. 자연스럽게 허리 통증을 낫게 할 방법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세라믹 매트를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압침대 기술이 개발되고도 제품화에 실패해 사장된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고, 2014년 3H를 설립했다.

-3H 지압침대의 특성이 무엇인가?

▶현대인의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이다. 수직으로 딱딱해진 근육을 푸는 지압 기능을 비롯해 원적외선, 온열, 뜸 4가지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초기 제품은 딱딱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부드럽게 개선했다. 또 소비자가 취향대로 침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체 디자인 인력을 채용해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

-지압침대를 의료기기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미 근육통 완화 등의 항목으로는 식약처에서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다만 척추협착증이나 척추측만증같은 구체적인 질병을 치료하는데 3H 지압침대 효과를 증명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지압침대 효과를 증언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증명하려 식약처에 척추협착증 의료기기 인증 신청을 한 상태다. 최근에는 대구첨복재단과 척추협착증 환자용 침대 개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매출이 급성장세인데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는가?

▶효과가 빠르기 때문이다. 자사 공장을 건축했던 설계사와 하루는 미팅을 했는데, 엉금엉금 기다시피 왔다. 급작스럽게 찾아온 허리 통증 때문이었다. 즉석에서 지압침대에 누워있게 했고, 1시간 20분 만에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었다. 이외에도 허리가 완전히 굽었던 89세 할아버지, 파킨슨병으로 온몸이 덜덜 떨리던 고객까지 지압침대를 쓰고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지난달 제2공장을 준공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제품 판매 속도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에 미리 생산시설을 구축하지 않으면 주문 물량을 따라갈 수 없다. 또 전 세계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척추 관련 질환을 겪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 분명해 수요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봤다. 1천640평 규모의 제1공장을 지을 때도 너무 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직전 규모가 불과 250평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년도 못 가 작다는 얘기가 나왔다. 2공장은 7천220평인데 이 또한 수년 내 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창업 후 여러 우여곡절도 있었을 것 같다.

▶사업 초창기에는 자금과 부지 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다.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회사의 비전을 얘기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역시 코로나19다. 지난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했을 때 전국 매장을 찾아다니며 폐업을 막고 단 하나라도 판매해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자고 설득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선방했고 올해는 더욱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마케팅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소비자가 모르면 사지 않는다. 유명 모델과 다양한 루트의 광고를 통해 현재 인지도는 많이 올라간 상태다. 2주 전쯤 유튜브 채널에 올린 뮤직비디오는 현재 조회수 19만회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 3H는 지압침대뿐만 아니라 웰니스 솔루션 토탈케어 기업으로 갈 예정이라 마케팅은 계속해서 강화할 것 같다.

-대구지역 의료산업 성장 전망은 어떤가?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구개발특구 등 의료 인프라가 풍부하다. 대구시도 의료산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질병이 많아지는 만큼 의료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대구도 미래 먹거리를 의료산업으로 설정하고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3H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더욱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사내복지도 강화할 것이다. 2공장에는 체육관도 만들었다. 자녀를 둔 직원들이 많아지면 근무 시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는 전문 인력을 쓸 생각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직원들이 3H에 근무한다는 점을 자랑할 수 있게 하고 싶다.

3H 제2공장 전경. 3H 제공
3H 제2공장 전경. 3H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