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를 위한 교육 Q&S] 수능이 끝난 후 아이의 마음 돌봄

입력 2021-12-06 06:30:00

수능 후 우울증, 제대로 쉬면서 마음 다스리기
재충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시기로 만들길
가족과 함께할 시간 충분히 갖는 것도 권할 만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의 한 매장 앞에 수험생을 상대로 한 이벤트 홍보 배너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의 한 매장 앞에 수험생을 상대로 한 이벤트 홍보 배너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Q. 올 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치른 아이의 부모입니다. 힘든 공부에 코로나19 일상까지 여러모로 고생을 한 아이가 대견하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수능을 치르고 나면 아이의 마음이 모두 편해질 줄 알았는데, 막상 수능 이후에도 심적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시험이란 한 가지 목적을 위해서만 달려왔던 아이에게 그 이후를 준비할 시간은 없었던 같습니다. 가정에서 아이의 마음 다스림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 받고 싶습니다.

S1. 수능 후에 우울증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이 많아

"수능이 끝나고 나서는 잠도 오지 않을 정도로 우울한 마음이 들어요. 뭔가 먹고 싶은 마음도 없고, 모든 것이 사라진 기분이에요."

수능 후에 많은 수험생들이 우울감을 호소합니다. 시험 결과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 좌절감, 공허함, 죄책감 등 다양한 부정적인 마음과 직면하게 됩니다. 대학 입학 과정 속에서 마음의 상처는 스스로, 혹은 주변 인물들과의 영향 속에서 더욱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은 대학 입학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치유되지 않을 수 있기에 증상들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런 수험생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여러가지입니다. 교육부는 이달 31일까지 학생 안전 특별기간을 운영하면서 수험생 학생의 생활안전을 살피고,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상담1388' 등을 통하여 청소년의 심리 상담의 창구를 확대합니다. 여러 지자체도 몸과 마음이 지친 수험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S2. 제대로 쉴 수 있는 기회로

대부분의 수험생이 시험 직전까지 자신의 컨디션을 철저히 관리했을 겁니다. 그렇게 꽉 짜인 생활을 하다가 수능 이후에 자녀의 생활 패턴이 무너진 모습을 보시면서 걱정하는 부모님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제대로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평소와 같은 자기 관리'를 권유하시기보다는 학생 나름대로의 '푹 쉬어보는 기간'을 주시길 권합니다. 쉬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힘들었던 수험 생활을 정리하며 자신을 추스릴 수 있을 겁니다.

푹 쉬는 과정이 지나면 적당한 운동, 문화 예술적 체험의 기회, 여행, 친구들과의 노는 시간, 좋아하는 분야의 독서 등 '활동하는 가운데 쉼'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관심 있었던 취미 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S3. 새로운 계획,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도록

수능을 마친 학생에게는 어쩌면 시험 이후 대입 직전까지의 이 몇 개월이 자신에게 가장 여유로운 시간일 수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이후의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중요합니다.

진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고, 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할 수도 있습니다. 아동으로서의 삶 이후에 한 사람의 성인으로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해서 지금 당장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그 탐색의 과정은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자녀가 진학하거나 진학을 희망한 학과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입학 이후의 미래를 위해 어떠한 준비나 공부를 해야 할 지 알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수능이 인생의 끝이 아닌, 또 하나의 시작이 되는 과정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S4. 가족과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자

마지막으로 수능 이후 자녀가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학생 혼자만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너무 오래 지속되다보면 부정적인 생각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 시간 동안 가족과의 대화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 함께하는 식사, 혹은 가벼운 산책을 함께 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쩌면 대학 입학 전 몇 달가량의 기간이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될 지도 모르기에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길 바랍니다.

대입과 관련하여 자녀에게 큰 상처를 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부모의 속상함을 대학 및 학과의 선택, 그 동안 가족이 받았던 스트레스에 대한 불만 표출 등으로 표현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부모의 일방적인 비난이나 책망은 이후의 벌어질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고민 들풀교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