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태움'(간호사들이 겪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의정부 을지대병원 간호사가 상습적으로 모욕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남자친구의 증언이 나왔다.
27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간호사 A(24)씨가 마지막으로 통화를 나눴던 남자친구 B씨의 증언이 나왔다.
B씨는 이른바 '태움'으로 알려진 집단 괴롭힘을 어떻게 당했는지 구체적인 상황을 증언했다.
B씨는 A씨에 대해 "반복되는 야간·밤샘 근무에 시달리며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날이 갈수록 야위어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 퇴근해보겠다고 얘길 했는데 '너 같은 애는 필요 없으니까 꺼져라'라며 다 보는 앞에서 혼냈다. 한번은 볼펜을 던져서 본인 얼굴에 맞았다고"고 공개적으로 혼나며 망신을 당하는 등 모욕적인 방식의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반복되는 야간·밤샘 근무에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점점 야위어갔으며 괴롭힘에 근무가 끝나면 늘 울면서 전화했다는 것이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A씨에게 일을 그만두고 우울증 치료를 받자고 했지만 A씨는 간호사 일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그만두라. 우울증 치료도 받자"고 설득했지만 A씨는 경력 1년을 채우고자 버텼다. 진료 기록이 남으면 나중에 간호 쪽에서 일할 때 피해 볼 수도 있을 것을 걱정했다고 한다.
A씨는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것마저 무산되자 퇴사를 결심했지만 상사는 60일 뒤에나 퇴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A씨는 "너무 다니기 싫다. 그냥 죽고 싶다"고 토로했고 결국 남자친구와의 통화 중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남자친구는 "통화 중 쿵 소리가 나더니 대답이 없었다. 동기에게 확인 한번 부탁한다고 연락을 남겼고, 동기는 정확히 몇 호에 사는지 몰라서 문을 두드리며 찾아냈다"고 당시 상황을 힘겹게 전했다.
앞서 지난 16일 A씨가 직장 내 괴롭힘과 살인적 업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유족의 주장이 나왔다.
이에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지난 20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병원 내에 괴롭힘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의정부 을지대병원과 A씨 사이의 계약서를 토대로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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