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조카가 저지른 데이트 폭력 살인사건을 변호했던 것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24일 사죄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 폭력 범죄'는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벌어진 모녀 살인사건이다. 당시 이 후보의 조카는 헤어진 여자 친구 집을 찾아가 흉기로 전 여자 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이 후보는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호사가 사건 변호를 맡은 것이 잘못일 수는 없다. 흉악범이라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당시 이 후보는 가해자를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24일 이 후보는 전체를 모호하게 설명하고 사과함으로써, 마치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안 되는 일가친척 집안 사람을 변호한 것이 잘못인 것처럼 맥락을 비틀었다. 이재명 후보의 화법이 이런 식이다.
며칠 전 이 후보는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법을 막는 자는 '화천대유'를 꿈꾸는 공범"이라며 국민의힘을 비난했다. 대장동 사건의 본질은 '개발이익 100% 미환수'가 아니라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겸 사장직무대리였던 이 후보 측근이 민간 투기꾼들과 결탁해 비리를 저지른 것이다. 이 후보 역시 관련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문제의 핵심을 교묘히 돌리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형수에게 퍼부은 입에 담지 못할 쌍욕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사과를 하면서도 '당시 상황'을 강조했다. 자신은 어쩔 수 없이 그런 잘못을 저질렀으니 정상참작(情狀參酌)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이 후보는 흔히 자신의 잘못을 상황논리로 변명하고, 문제의 핵심을 왜곡하며, 책임을 다른 쪽으로 돌린다.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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