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와 시민이 살린 18초 골든타임…심폐소생술로 의식 잃은 승객 살렸다

입력 2021-11-24 11:03:33 수정 2021-11-24 11:24:21

경주서 달리던 버스 내 50대 승객 의식 잃어…'18초의 골든 타임' 목숨 건져

지난 23일 오전 11시 33분쯤 경주 시내버스 51번 기사가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승객들이 응급조치를 돕고 있는 모습이 버스 내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주시 제공
지난 23일 오전 11시 33분쯤 경주 시내버스 51번 기사가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승객들이 응급조치를 돕고 있는 모습이 버스 내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주시 제공

달리던 시내버스에서 의식을 잃은 50대 승객이 버스기사와 승객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자칫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었지만 기사와 승객의 일사분란한 행동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24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오전 11시 33분쯤 경주시 용강동을 지나던 51번 시내버스에서 승객 A(52) 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이를 본 한 승객이 엎드린 채 쓰러진 A씨의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몸을 바로 눕혔고, 이어 버스 기사 김수찬(62) 씨가 버스를 멈추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승객은 119에 전화를 걸어 버스 위치와 A씨의 상태를 알렸다.

이들의 응급처치는 약 1분간 이어졌고, 다행히 A씨는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또 다른 한 승객은 A씨의 목을 받치고 팔과 다리 등을 주무르며 응급처치를 도왔다. 잠시 후 구급대원이 도착하면서 A씨는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긴박했던 장면은 버스 내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가 쓰러진 뒤 약 18초 만에 심폐소생술이 시작됐고, 119신고도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A씨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다.

버스기사 김수찬 씨는 "당시 쓰러진 승객의 상태를 확인하니 숨을 쉬지 않아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본능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매월 한 차례씩 회사에서 심폐소생술 등 안전교육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규(경북대)‧박영민(대구대)‧이순진(경주여자정보고) 학생 등 승객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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