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종인, 시간 더 달라 해"…국힘 선대위 출발선 난기류

원톱 아닌 3각 체제에 반감…"주도권 잡기 기싸움" 분석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6주기 추모식에서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단계부터 난기류에 휩싸였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 22일 발표된 선대위 인선안에서 김 전 위원장 이름이 빠지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막판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한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지명하는 안건을 올렸다. 애초 선대위 원톱인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선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안건에서 빠졌다.

윤 후보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은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 해서 본인께서 최종적으로 결심하면 그때 (총괄선대위원장 선임 안을 최고위에)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또 '김종인 전 위원장의 유보적 태도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 "여러분께서 취재해보시라. 저도 정확하게 모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선대위 원톱'을 맡기겠다던 윤 후보 측 공언과 달리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김병준 전 위원장 등과 함께 '3김(金) 선대위'로 엮인데 반감을 보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후보 비서실장으로 장제원 의원을 임명하려는 세부 인선안에 대해서도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에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심경에 변화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과 장 의원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일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사무총장 예방을 받았을 때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과거 인연이나 개인 친소 관계로 (인사를) 생각하면 안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후보 측이 이날 김 전 위원장 측에 '총괄선대위원장을 다른 사람으로 선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윤 후보 측 일부 인사들이 김 전 위원장을 빼고 선대위를 출범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내세우는 모양이다. 선대위 출범 전에 주도권을 쥐기 위해 양측의 기싸움이 한창인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대위 인선을 두고 잡음이 잇따르면서 이달 안으로 출범하려던 선대위도 내달에야 본격적으로 돛을 올릴 전망이다.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12월 6일쯤 발족식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그걸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