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를 염원(念願)하는 국민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마워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4년여 동안 국정에서 총체적으로 실패해 정권 교체 민심(民心)을 폭발시킨 것을 넘어 정권 교체를 실현할 유력 대선 후보를 제1야당에 안겨줬으니 감사할 일이다. 정권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탄압해 야당 대선 후보로 키워준 조국·추미애 전 장관도 고마운 사람들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돼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의 성격과 전선(戰線)이 명확해졌다. 정권 교체를 주창(主唱)하는 윤 후보가 정권 재창출을 내세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하게 됐다.
선거는 시대정신(時代精神·Zeitgeist)을 함축(含蓄)한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두 가지다. 문 정부 5년에 대한 심판(審判)이자 향후 5년을 선택(選擇)하는 선거다.
대선은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하는 선거이지만 내년 대선은 다르다. 5년 내내 나라를 망가뜨리고 거덜 낸 문 대통령과 정권을 총평(總評)하는 선거다. '문재인 시대'를 태평성대(太平聖代)라고 여기면 이재명을 찍으면 되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난세(亂世)라고 판단하면 윤석열을 찍으면 된다.
문재인 정권 5년을 결산(決算)하면 대다수 국민은 문 대통령과 정부가 잘한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 정권의 무능과 위선, 오만, 내로남불, 국민 분열, 부동산 폭등이 생각날 뿐이다. 문 정부가 '잘한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없다'는 답이 37.4%로 1위를 차지할 정도다.
그 반면 문 정부가 '잘못한 일'은 열거(列擧)가 불가능하다. 자신 있다고 했던 부동산은 최악의 실정(失政)이 됐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일자리 참사 정부로 끝이 났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북한 문제 등 실패(失敗)한 정책들이 숱하게 많다. 퇴임 후 경남 양산 사저로 돌아가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엔 문 대통령 잘못이 너무나 많고, 정권 재창출은 언감생심일 정도로 정권의 패악(悖惡)이 너무도 많다.
내년 대선은 문 정권보다 더 혹독(酷毒)한 정권이 닥쳐오는 것을 차단(遮斷)하는 선거이기도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이 후보의 그동안 언행을 보면 '이재명 시대'를 어렵지 않게 상정(想定)할 수 있다.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할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나섰다.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과 같은 기본 시리즈도 공약으로 내놨다. 기꺼이 포퓰리스트를 자처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랏돈을 퍼주는 데 문 대통령을 능가(凌駕)할 게 뻔하다.
문 대통령의 유체 이탈 화법에 5년 동안 국민은 속을 끓였다. 앞으로 5년 그보다 심한 대통령의 화법을 만날 수도 있다.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능수능란(能手能爛)한 말 바꾸기, 궤변(詭辯)을 보여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상상을 뛰어넘는 언변(言辯)을 보여줄 것이다. 대장동 원주민들처럼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온갖 꾼들이 떼돈을 버는 대장동 게이트와 같은 일들이 판을 칠지도 모를 일이다.
잘못한 것에 벌을 주는 것이 정의(正義)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문 정권 비리는 영원히 묻힐 것이다. 내년 대선은 실종된 정의와 상식, 공정을 되찾고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다시 세우는 선거가 돼야 한다. 위기의 나라를 구하는 2022년 3·9 대첩(大捷)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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