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원로급 정치인들 "洪·劉 실기 아쉬워…30대 정치지도자 키워야"

입력 2021-11-05 17:33:12 수정 2021-11-05 20:51:25

"尹 승리는 정권교체 여망의 결과 'TK 대망론' 업은 주자 배출 과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 세번째)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 및 경선후보들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원내대표, 홍준표 경선후보, 윤 후보, 유승민, 원희룡 경선후보,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 세번째)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 및 경선후보들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원내대표, 홍준표 경선후보, 윤 후보, 유승민, 원희룡 경선후보,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보수정당 출신 대구경북(TK) 원로급 정치인들은 8월 30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68일간 달려온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정권 교체를 바라는 일반 대중과 당원의 여망(輿望)이 한데 어우러진 민심의 용광로"라고 평가했다.

다만 TK 정치권이 배출한 두 후보가 실기(失機)한 것을 두고는 한목소리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차세대 리더 발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대해 "예비후보 4인방이 경선에서 본선에 버금갈 정도로 치열한 상호 검증을 벌였다. 그런 점이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의 관심을 불러모으며 흥행을 이끌었다"면서 "경선 승리가 끝이 아닌 만큼 윤석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알게 된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 본선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석패한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도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으로 보수 정치인의 품격을 보여줬다"면서 "이런 점이 더불어민주당 경선 이후의 모습과 대비돼 윤 후보는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북의 한 전직 의원은 "이번 경선은 당의 주인인 당원이 당의 간판을 들고 대선에 나설 후보를 택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그는 "홍 의원은 경선 초기만 하더라도 지지율에 열세를 보였으나 특유의 '사이다 화법'을 무기로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 바람몰이를 하며 윤석열 후보를 바짝 따라붙었다. 9월부터는 '골든 크로스'도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바람은 보수 정당사에서 흔치 않은 만큼 대단히 의미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50%대, 정권재창출론은 30%대로 나타난다. 이제는 보수정당이 단일대오로 이 같은 바람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TK 출신 유승민 전 의원, TK에 지역구를 둔 홍 의원 두 사람이 이른바 '별의 순간'을 잡지 못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봤다. TK가 가깝게는 이명박, 박근혜 등 대통령도 여럿 배출하는 등 보수정당의 중심이었던 만큼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당선된 뒤 이번 경선판까지 보면서 느낀 점은 기존 정치권의 셈법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밑바탕에는 젊은 당원과 모바일 투표가 있는 것"이라면서 "TK 정치권도 이제는 MZ세대가 매력을 느낄 30대 정치 지도자를 발굴해서 전면에 세우지 않으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의 배영식 전 의원도 "보수정당 소속 지역 정치인들은 '공천=당선'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실력을 기르기보다는 정치적 '보스' 눈에 띄는데 치중했던 게 현실이다. 안타깝게 지역민들도 그런 사람들을 선택했다"면서 "이번을 권토중래(捲土重來, 실패하고 떠난 후 실력을 키워 다시 도전하는 모습)의 계기로 삼고 차기, 차차기에는 'TK 대망론'을 등에 업은 주자가 나오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