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 코로나 격무 지역 의료진 파업 초읽기

입력 2021-10-29 16:47:51 수정 2021-10-29 21:10:00

경북대병원, 대가대의료원 등 파업 초읽기 들어가나
경북대병원 노조 "신입 간호사 퇴사율 높아 인력충원 시급"
대가대병원 노조 "2년 가까이 추가 업무 감내했지만 업무 외주화에 임금 동결" 분통

지난 2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는 260명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파업 결의 집회를 열었다.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제공
지난 27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는 260명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파업 결의 집회를 열었다.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제공

코로나19 방역 최전방에서 일해 온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며 의료 및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소속 3개 분회는 ▷인력 충원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정규직 전환자 처우개선(임금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 쟁의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의료연대본부는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료 관련 노조다.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조정을 신청한 곳은 경북대병원분회,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민들레분회 등 3곳이다. 당초 조정을 신청했던 칠곡가톨릭대학교병원분회는 지난 28일 극적으로 잠정 합의를 이뤘고, 경북대치과병원분회와 동산의료원분회는 아직 교섭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조정 종료 기간(5일)이 임박한 대구가톨릭대병원은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키로 했다. 경북대병원 분회의 조정 종료는 다음달 9일이다.

경북대병원 노조원이 2천여 명이 넘고, 두 개의 분회를 합친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조원도 1천명에 달해 만약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의료서비스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립대병원으로 대구지역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경북대병원은 인력충원이 우선 요구 사안이다. 노조 측은 "경북대병원 본원의 2년 내 퇴사자 비율이 73.2%, 칠곡 분원이 82.4%로 전국 국립대병원 가운데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면서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줄여 간호사들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는 ▷출입문 통제 직원 동원 중단 ▷환자 안전과 직결된 환자이송 업무 외주화 방침 철회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 2년 가까이 기존 노동자에게 추가 업무를 부여했지만 임금은 동결됐다"면서 "처우 개선은 못해줄 망정 코로나19 맞서며 일했던 대가가 고작 이런 것이냐"고 분개했다.

또 주차, 경비, 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올해 결성한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민들레분회는 용역업체 계약 만료 후에도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는 내달 초 분회별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뒤 오는 11일 의료연대 차원의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