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잠수함 뒤통수 맞은 프랑스 "호주 대신 한국에 눈 돌릴 것"

입력 2021-10-09 18:52:32

주 호주 프랑스 대사 "면전 앞에서 18개월간 거짓말…이해 못 해"

장피에르 테보 주 호주 프랑스 대사가 호주 복귀를 앞두고 8일(현지시간) 프랑스 외무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장피에르 테보 주 호주 프랑스 대사가 호주 복귀를 앞두고 8일(현지시간) 프랑스 외무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주 호주 프랑스 대사가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갈등과 관련해서 거듭 호주를 비판하고 프랑스는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피에르 테보 주 호주 대사는 8일(현지시간) AP 인터뷰에서 "어떻게 내가 아는 여러 사람이 면전에서 18개월 동안 거짓말을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테보 대사는 지난달 '오커스' 발족 후 본국으로 소환됐다가 다음 주 호주로 돌아갈 예정이다.

최근 중국과 큰 갈등을 겪고 있는 호주는 오커스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넘겨받기로 하고 프랑스와 먼저 합의했던 디젤 잠수함 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프랑스는 미국과 호주 대사를 부르는 등 강력히 항의했다.

테보 주 호주 대사는 프랑스 외무부에서 인터뷰하면서 2016년 처음 계약할 때 호주는 핵잠수함을 거절하고 디젤을 선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프랑스 같은 나라를 내치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다른 파트너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고, 이는 적대감이 아니라 파트너십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우려스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프랑스는 지역의 다른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한국, 인도, 일본, 뉴질랜드를 거론했다. 테보 대사는 또 유럽연합(EU)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프랑스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내년에 EU 순회의장국을 맡는다.

그는 중국의 부상과 기후 변화 등을 주요 이슈로 꼽으면서 국제질서, 인권, 항행 자유, 주권 존중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프랑스는 2016년 디젤 잠수함 12척을 호주에 공급하는 560억유로(약 77조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프랑스는 이에 대해 '세기의 계약'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오커스 출범으로 하루아침에 없던 일이 됐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계약 파기를 두고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오늘 무척 화가 난다. 이건 동맹국 간에 할 일이 아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할만한 행동"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