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2개월째 하락…성장 둔화 우려
"물가 뛰고 경기회복 지체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대내외 악재가 쏟아지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등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중하고 있고, 생산과 소비 부진이 2개월째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이 주춤한 가운데 중국의 성장 감속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물가는 뛰고 경기 회복은 지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재확산한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아 생산, 소비, 투자 등 경제 전반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산업생산(-0.2%)은 물론 소매 판매(-0.8%), 설비투자(-5.1%)가 한꺼번에 감소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0.3포인트 내려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7월 14개월 만에 하락한 데 이어 8월에도 떨어지면서 경기가 확장 국면을 마무리하고 하강으로 전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주식과 주택 가격 등 자산 가격의 하락과 함께 1∼2개 분기의 시차를 두고 경제성장률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외부 요인에 따른 우리 경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치솟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채권금리가 뛰고 글로벌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졌다.
허리케인 '아이다'의 영향으로 멕시코만의 석유·천연가스 생산시설이 타격은 받은 데다 유럽의 풍력 발전이 떨어지면서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지난 8월 하순 배럴당 65달러 선에서 최근엔 78달러 선으로 상승하면서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연말에 90달러를 찍고, 내년엔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천연가스 선물(11월물) 가격도 지난 7월 초 1MMBtu(열량 단위) 당 3.60달러에서 지난 28일엔 5.88달러로 2개월 보름여 만에 63%나 퀀텀 점프했다. 2014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거의 모든 상품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상황에서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인플레이션의 가속으로 정부의 재정 정책 손발이 묶이면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는 각각 4%와 3%로 잠재성장률 위에 있는 데다 소비자물가는 2%대로 레벨 자체가 높다고 하긴 어려워 스태그플레이션을 얘기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 회복으로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른 흐름이다"고 강조했다.
※스태그플레이션=성장률이 떨어지는 불황 속에서 물가만 치솟아 고용, 소비, 생산, 투자 등 국민 경제 전반을 악화시키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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