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멈추고 식당 문 닫고…외국인 고용 업주 시름

입력 2021-09-30 17:09:13 수정 2021-09-30 20:43:52

베트남인 확진 늘며 지역업체 타격
600여개 사업장 2700명 근무…사전 방역 교육 없어 피해 커져
산업단지, 건설현장 전수조사…“피해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방역 펼쳐야”

30일 오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9월24일 128명을 시작으로 26일 143명까지 늘어나는 등 6일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를 기록했던 대구는 이날 0시 기준 73명으로 줄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30일 오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9월24일 128명을 시작으로 26일 143명까지 늘어나는 등 6일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를 기록했던 대구는 이날 0시 기준 73명으로 줄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외국인 근로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공장, 건설 공사장, 식당 등 대구 경제 현장 곳곳에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 이후 지역에 거주하하는 베트남인 확진자가 급증하며 이들을 고용하는 지역업체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한 달성군 논공공단에서는 이미 가동 중단 등 피햬 사례가 나왔다.

논공공단 의료기기 제조업체 A사에 근무하는 베트남인 근로자 3명은 지난 24일 베트남인 전용 유흥시설발 감염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파로 A사는 25~26일 이틀간 생산라인 가동을 멈춰야 했고 근로자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사 대표는 "불가피한 조치임은 이해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선 공장을 돌리지 못해 입는 손실이 크다. 이틀이나 작업을 빼 납기일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논공처럼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은 지역에는 지자체 차원에서 별도의 방역지침 교육을 제공하면 좋을 텐데 행정력 부족 때문인지 관련 교육이 일절 없었다"고 했다.

건설 현장에도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역 18개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64명이 확진됐고 이중 베트남인은 53명이었다.

시는 건설 현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공사를 일단 중지하고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공사를 재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건설 현장 특성상 현장이 중단되면 공사 기간이 늘어나 타격이 크다

달성군 다사읍 한 아파트 건설현장 관계자는 "요즘 새벽 6시에 출근해 현장 입구에서 외국인은 물론 모든 출입자에 대해 철저한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건설업 특성상 한 사람만 빠져도 이후 공정이 진행이 안 된다"며 "더군다나 현장이 스톱되면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외국인 근로자는 최대한 안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산업단지와 건설현장 등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며 확산세 관리에 나섰다.

대구는 성서, 서대구, 3산단, 검단, 달성1·2차, 염색산단 등의 600여 개 사업장이 약 2천700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자영업자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식당 등을 포함한 외국인 전용·다수 위생업소 244개소를 모두 점검한 결과, 104개 업소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일시 휴점 상태였다.

논공에서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20일 같은 건물 2층 노래방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지금까지 가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며 "대목인 추석 명절에 맞춰 과일, 고기, 야채 등 식재료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들여놨는데 전부 상해서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휴점 기간은 업소마다 제각각이라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최소 3~4일은 문을 닫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중심 집단감염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업체들의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가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공장을 중지하거나 식당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업종과 직종별로 맞춤형 방역이 필요하다"며 "방역과 먹고 사는 문제 사이에서 적절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