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자문단 "부스터샷 반대…필요성 충분치 않아"

입력 2021-09-18 09:07:15

16세 이상 일반인 전체 대상 부스터샷 승인안은 부결…대상 좁혀 승인
20일부터 일반인 대상 부스터샷 접종하려던 바이든 정부 계획 차질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한 병원에서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백신(부스터샷)을 맞은 주민들이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미국은 암 치료 환자 등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 중이며 내달부터는 접종 대상이 전 국민으로 확대된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한 병원에서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백신(부스터샷)을 맞은 주민들이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미국은 암 치료 환자 등 면역력이 약화한 사람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 중이며 내달부터는 접종 대상이 전 국민으로 확대된다. 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단이 17일(현지시간) 16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 계획에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자와 고위험군을 상대로는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이날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한 화상 회의에서 현재 안전성·효능 데이터에 기반한 16세 이상 상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 승인에 관해 찬성 2표 대 반대 16표로 반대 표결했다. 패널들은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다만 패널들은 이후 이뤄진 2차 투표에서 65세 이상 노년층과 중증 코로나19 위험군을 상대로 한 부스터 샷의 경우 위험성보다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이들 집단에 부스터샷을 맞히도록 화이자 부스터샷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하는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자문위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최소 6개월 이후 65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 종사자, 구급요원·경찰·소방대원 등 응급대응 요원, 직업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사람들에게 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해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을 맞히라고 권고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당초 20일 주간부터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지 8개월이 넘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3회차 백신, 즉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중 모더나 백신의 경우 데이터 검토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FDA 국장대행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부스터샷 접종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백악관에 요청하면서 이 계획은 이미 한차례 수정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표결 결과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부스터 계획에 빚어진 연이은 차질 중 마지막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백악관으로서는 최소 8개월 전 백신을 다 맞은 사람에게 부스터샷을 맞힌다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할 여지는 남겼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들은 부스터샷을 접종한다면 고령자와 요양시설 거주자, 의료 종사자, 응급요원이 최우선 순위가 될 예정이었고, FDA가 자문단의 권고를 수용한다면 이런 우선 순위가 유지될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FDA 자문단의 이번 결정은 권고안으로 법적 구속력은 갖지 않는다. 그러나 FDA는 전통적으로 자문단의 권고를 수용해왔다.

NYT는 FDA가 다음 주 초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