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 이재명 지사가 소상히 밝혀야

입력 2021-09-16 05:00:00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 논란이 거세다. 대장동 일대 91만여㎡(27만여 평)를 개발하는 1조1천500억 원 규모의 사업에 참여한 신생 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수백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는 내용이 의혹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지사는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을 둘러싼 억측과 왜곡 보도, 마타도어가 난무하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5천503억 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이라는 말도 했다.

이 지사의 해명에도 의문점은 많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 업체와 공동으로 특수 목적 법인 '성남의뜰'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성남의뜰' 전체 지분의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최근 3년 동안 받은 수익 배당금은 1천830억 원이다. 반면 지분 1%를 보유한 화천대유는 577억 원, 지분 6%를 보유한 SK증권은 3천460억 원을 배당받았다. SK증권은 투자자 7명으로 구성된 '특정금전신탁'이다. 실제 소유주가 SK증권이 아니라 7명의 투자자가 SK증권에 '성남의뜰에 투자해 달라'고 돈을 맡겼다는 말이다.

투자하고 돈을 번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별다른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많은 수익을 가져갔다면, 의혹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에 따르면 이번 사업에서 핵심 리스크로 꼽히는 지주 작업(땅 매입), 인허가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나서서 해결했다고 한다.

이 지사의 해명대로 5천503억 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했다고 해서, 특정 사업자들의 이례적인 이익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민간 투자자인 화천대유는 이 개발 관련 민간 사업자 공모가 나오기 1주일 전 만들어진 업체라고 한다. 화천대유와 SK증권이 어떤 경로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는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배당 방식을 누가 설계했는지 등 궁금증을 풀어야 한다. 그래야 이 사업이 '치적'인지 '특혜'인지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