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영 경제부 기자
"기업 입장에선 너무 좋죠. 제대로 조성해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13일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가 국가로봇 테스트필드 최종 부지로 확정된 이후 한 달이 흘렀다. 그간 산업 현장에서 만난 로봇기업인들은 하나같이 테스트필드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구 한 서비스로봇기업 대표는 "다른 지역에 제품을 팔든 해외 진출을 하든 본사는 계속해서 대구에 둘 것"이라며 "테스트필드가 대구에 오면서 사업하기 좋아질 게 보이는데 떠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수도권에 본사를 둔 다른 로봇기업은 곧 대구로 본사를 이전한다.
해당 기업 대표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갖고 아무리 연구개발을 잘 해도 제품 상용화에 실패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며 "테스트필드 대구 유치로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큰 도움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로봇 테스트필드 유치는 로봇산업뿐만 아니라 기계·금속·자동차 등 기존 지역 산업이 성장할 기회가 되리란 기대도 나온다. 어떤 산업보다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로봇산업은 다른 분야와 밀접하게 접목돼 있다.
기계·자동차부품 등 대구가 전통적으로 강하지만 현재는 위기에 있는 산업이 다시 한번 성장하고, 도약해야 하는 AI·IT·빅데이터 등의 분야에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로봇 테스트필드 유치전에 나선 대구시는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사업 주관 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비롯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등 관련 인프라가 대구경북에 있고, 경북도의 양보까지 더해지며 이번에는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성공할 것이란 분위기가 조성됐다.
테스트필드 대구 유치를 염원하는 기업들의 목소리도 결집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169개, 대구 이외 113개, 해외 28개 등 310개사가 테스트필드 참여 의사 확인서를 제출했고, 대구 199개, 대구 이외 119개, 해외 27개 등 345개사는 테스트필드 사용 확약서를 냈다.
특히 해외 기업이 대구 테스트필드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서울시, 경남도 등 만만찮은 경쟁 상대가 등장한 탓에 쉽사리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 만약 대구시가 로봇 테스트필드 유치에 실패하면 지난 10여 년간 로봇산업 육성에 들였던 노력은 한순간에 바람 빠진 풍선이 될 위기였다.
대구시는 발표 평가 등 유치 과정에서 누구보다 '로봇에 진심'인 점을 어필했고, 이 전략은 주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그간 구축했던 로봇 인프라가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가 됐다.
이제 관건은 로봇 테스트필드를 '어떻게' 조성하느냐다.
테스트필드 사업은 앞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등 관련 절차를 거치며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수정하고 다듬게 된다. 대구시는 기본적으로 지역 기업의 로봇 사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또한 지난 9일 대구를 방문해 "로봇 활용률이 낮은 섬유, 뿌리산업, 식음료 분야를 중심으로 155개 로봇 활용 표준공정모델을 개발·보급해 로봇산업 세계 4대 국가로 도약시키겠다"며 테스트필드에 힘을 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조성 과정에서 사용자인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해도 기업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테스트필드 조성에 기업 의견을 적극 반영해 로봇 하면 대구, 대구 하면 로봇이 떠오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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