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계속되는 더위로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냉방기 사용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함으로 눈이 뻑뻑하고 건조해지면서 시리다고 호소하는 이가 병원을 많이 찾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최근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질환 중 하나다. 과거에는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안구표면질환이었던 반면 현재는 대기오염, 미세먼지, 스마트폰, 컴퓨터 및 냉난방기기의 사용 증가로 젊은 세대에서도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유병률이 30~50% 가량으로, 우리나라의 안구건조증 환자는 약 224만명에 달한다.
안구의 표면은 가장 안쪽부터 점액층, 수분층, 기름층 등의 3겹의 눈물층으로 이뤄져 있다. 안구건조증은 수분층에 문제가 생기는 '눈물생성부족형'과, 기름층에 문제가 생기는 '눈물증발과다형' 두 유형으로 나뉜다. 기름을 분비하는 마이봄 샘에 문제가 생겨 눈물의 증발이 과다해져 눈물이 빨리 마르는 '눈물증발과다형'이 80% 정도를 차치하고 있다. 즉, 안구건조증의 대부분이 눈물의 물성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름의 질 문제로 생긴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기름층이 문제인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 점안만으로 개선이 어렵고 기름샘의 염증 치료가 같이 동반돼야 한다. 안구건조증의 중증도에 따라 무보존제 인공눈물 점안, 온찜질, 기름샘 염증 치료, 알레르기 조절, 항생제 복용, 오메가 3 섭취, 눈물점 폐쇄 등의 치료가 이뤄진다.
최근에는 피부질환 치료에 이용되는 펄스광선조사 IPL(inense pulse light) 시술이 마이봄샘에 문제가 있는 안구건조증 환자에 치료효과가 있음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IPL 치료는 590~1천300nm 정도의 파장의 광선을 10~15차례 정도 위 아래 눈꺼풀 주변에 조사해 눈꺼풀 표면의 혈관들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눈꺼풀 주변의 혈관확장 및 붉은 피부를 감소시키고, 염증물질의 분비를 줄이며, 콜라겐 조직의 성능을 향상 시킨다. 뿐만 아니라 눈꺼풀에 열을 가해 기름샘의 기름 분비물들의 배출을 용이하게 돕고, 박테리아 및 모낭충을 감소시키며, 기름샘을 분비하는 신경을 자극하여 안구건조증에 효과가 있다.
기존의 눈꺼풀 온찜질 치료는 40도 이상의 온도일 경우 피부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40도로 권고하고 있다. 반면 IPL치료는 피부 표면의 온도는 올리지 않고 선택적으로 기름샘의 온도를 69도까지 올려 막혀있는 기름샘 입구의 각질과 기름을 용이하게 녹이고 배출을 원활하게 해 눈물층의 기름층 형성을 도울 수 있다.
다만 눈꺼풀 주위에 색소침착이 심한 사람의 경우, IPL 치료로 색소침착이 심해지고 피부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안과 진료 및 안구건조증 원인 검사 후 시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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