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임산부가 출산할 병원을 찾지 못해 신생아가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확진자 급증으로 구급 이송 , 병상 부족 문제 등이 속출하면서 일본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지난 17일 치바현 자택에서 요양 중이던 임신 8개월차 30대 여성이 집에서 출산을 하다 결국 신생아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코로나19 확진자로 출혈과 산통 당시 보건소와 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입원을 받아주는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몇 시간 후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여성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8개월 동안 품었던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코로나19 확진 임산부의 출산을 위한 매뉴얼이나 병원 지정 등은 없었다. 일본 산부인과 협회는 뒤늦게 긴급회의를 열고 감염된 임산부의 출산에 대비한 코로나환자 출산 병원을 지정하기로 했다.
코로나에 감염된 임산부의 출산은 수술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제왕절개를 하거나, 아기를 신속하게 격리해야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현재 일본은 대응할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입원일자를 조정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일이 다반사다.
일본은 가장 높은 수준의 방역 대책인 긴급사태를 발령했지만, 의료체계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응급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30분 이상 기다리는 일이 일주일 동안 2천300건이 넘는 등 사실상 의료시스템이 마비된 상태다.

오사카에서는 대기 시간이 47시간에 육박하거나,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다 목숨을 잃은 환자도 있었다. 병상 부족이 심각해지자 현재 일본 정부는 확진자 입원은 중증이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했고, 가벼운 증상이면 자택에서 요양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 등이 필요한 중환자나 중증화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입원을 통제할 방침이다.
교도통신은 "중증으로 진단된 환자라도 중증화 가능성이 작다고 의료진이 판단하면 입원할 수 없게 된다"며 "새 기준이 코로나19 환자들의 생명을 잃을 위험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 감염자들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요양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가족 간 감염도 심화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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