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용상평생교육원에서 한글 배워
'나도 선생님이 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중략) 사일은 과수원에서 땀 흘리고, 삼일은 학교에서 떨리는 손가락을 달래며 나는 희망을 적는다'
'2021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시화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안동시 용상평생교육원 심순기(69) 학생의 작품 '내 인생의 첫 번째 선생님'이다.
일흔은 앞둔 늦깍이 한글 학생인 심 할머니는 이 작품에서 평생 농사만 지어오던 자신에게 찾아온 한글 선생님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아 냈다.
특히, 아픈 몸을 이끌고 찾아가는 배움의 길에 선생님의 따스한 격려로 희망을 써 내려갈 수 있는 동력이 된 점을 적고 있다.
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해마다 개최하는 이 시화전의 올해 주제는 '글자에 담은 희망의 여정'이었다. 창작시에 학습자 본인의 손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제작한 시화와 짧은 글 쓰기 작품을 공모했다.
안동시는 이번 시화전에서 심순기 학생이 최우수상을 받은데 이어 용상평생교육원의 이갑노미 학생(79)의 '깔보지 마라', 안동시 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 조태숙 학생(67)의 '글자는 와 자라지 않노'가 각각 격려상을 수상했다.
수상작 모두 늦은 나이에 시작한 한글공부에 대한 어려움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 글을 알아가면서 조금씩 성장하며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기쁨과 삶의 희망 등이 잘 표현돼 있다.
안동시는 읍·면 지역의 비문해성인을 위한 '찾아가는 한글배달교실'과 용상평생교육원, 마리스타학교,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400여 명의 성년학습자에게 한글교육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