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농구단 '대구서 뛰나 못뛰나?'…市와 연고지 협약 난항

입력 2021-08-12 16:24:24 수정 2021-08-12 18:03:30

"새 경기장 짓겠다" 제안하고, 이제와서 市에 "이행 못한다"
프로농구 개막 두 달 앞두고 "인천서도 제안" 얘기 꺼내며 市 제안 거부

지난 6월 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 프로농구단 가입 협약식에서 채희봉(왼쪽)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이정대 전 KBL 총재가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매일신문 DB
지난 6월 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 프로농구단 가입 협약식에서 채희봉(왼쪽)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이정대 전 KBL 총재가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매일신문 DB

대구에 본사를 둔 공기업 한국가스공사가 전자랜드 프로농구단을 인수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연고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농구 개막(10월 9일)이 두 달도 남지 않아 이 기간 대구시와의 연고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가스공사 농구단은 적은 대구에 두고 다른 지역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될 수도 있다.

가스공사와 대구시가 쉽사리 연고지 체결서에 사인을 못하는 이유는 신규경기장 건립 때문이다. 대구시는 "가스공사가 애초 약속대로 신규구장을 짓겠다는 제안을 이행해라"는 입장인 반면 가스공사는 "공사가 경기장 건립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시는 이와 관련, 가스공사가 프로농구단 인수에 앞서 지난 3월 "연 70억원의 농구단 운영비와는 별도로 1천억원(2만5천㎡·8천석 규모)을 들여 신규구장을 건립하겠다며 시에 부지제공, 인허가 지원, 주변개발계획 수립 협조 등을 요청해 왔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산업자원부, 기획재정부 등과의 협의를 반영해 가스공사와의 신규구장 협약을 추진했으나 가스공사가 돌연 신규구장 건립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말을 바꾸는 바람에 연고지 협약 등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다"고 주장했다.

시는 '조속한 시일내 신규구장 건립'→'신규구장 건립을 위해 노력'→신규구장 건립을 위한 용업 시행, 사업성 확보 경우 건립 노력' 등으로 완화한 제시안을 가스공사에 전달했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협약서에 사인을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의 겨울스포츠 갈증해소와 지역 체육계 활성화 등을 위해 농구단 필요성에 공감해 가스공사와 협약을 추진했고 당장 주경기장으로 사용될 대구체육관의 개보수와 사용료 80%감면에 연간 운영비 10억원 지원(3년간)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규구장 건립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건립 주체를 두고 시와 가스공사가 커다란 벽을 치면서 연고지를 '대구'로 못박는 게 쉽지 않은 가운데 가스공사 관계자는 "(대구시와) 연고지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전자랜드의 연고지였던 인천에서 몇 차례 제안이 왔다. 공기업으로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서 건립비용을 정부로부터 따 올 수 없다. 시의 제안은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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