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신나는체험학교 대표
아기공룡 둘리는 빙하 타고 엄마를 찾으러 한국에 왔다. 그냥 흘려들을 만화영화 주제가지만 우리에게 빙하는 특별하다. 빙하를 비롯한 심상찮은 기후로 올여름 유독 기상이변에 의한 재해가 넘치고 있다. 한여름에 중국, 이탈리아, 프랑스의 탁구공만 한 우박과 터키에서 스페인까지 남유럽의 산불 재해는 매년 정기적으로 발생하고 라인강의 홍수로 독일 서부가 100년 만에 침수됐다.
탄소 배출에 의한 '지구 가열화'란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다. 1990년 이후 세계 탄소 배출량은 60% 늘었다. 유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지난 9일 정기 보고서에 따르면 "근현대 인류사에서 전례 없는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치솟고 지표면 온도가 1.09℃ 오르면서 185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앞으로 북극의 빙하 유실로 해수면이 18m나 오르고 지표면 온도의 마지노선인 1.5도 상승이 2040년에 정점을 찍는다.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보다 10년 앞당겨진다. 2030년에 탄소 배출 50%를 감축해야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우리를 위협한다. 그러나 정작 이런 위기감은 기후 전문가나 정부 몫처럼 여겨진다. 일반 시민들은 기후와 관련해 심각한 뉴스가 나올 때만 잠시 심각해질 뿐이다. 끊임없이 기후 환경을 생각하면서 사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렇지만 발등의 불처럼 기후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이 모순을 완화하면서 경각심을 느끼게 할 해결책은 없을까? '주제는 심각하지만 내용은 재미있고 즐겁게'라는 명제처럼 말이다.
여러 가지 해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에너지 체험과 교육을 말하고 싶다. 교육으로 위기감을 완화할 수 있다.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를 체험하고 배우는 교육 공간이 일상적으로 있어야 한다. 어느 특정한 곳에 가서 배우는 교육이 아니다. 마을 단위로 탄소 제로 마을을 만들고 반드시 그곳엔 배우고 체험하는 교육 공간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아파트를 지으면 반드시 몸의 동력을 이용한 에너지 놀이터를 만들고 에너지 자급자족 아파트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의 놀이터도 당연히 아이들에 의한 에너지 놀이터가 돼야 한다.
시소를 이용한 에너지로 휴대폰 충전을 하고 어르신들은 허리 돌리기, 온몸 근육 풀기, 줄 당기기, 회전 자전거를 움직여 자가발전 장치를 통해 가로등을 켜게 한다. 태양, 풍력, 수력을 만드는 프로그램과 체험장이 있으면 더욱 좋다. 자전거로 솜사탕을 만들고 주스를 갈아 먹고 줄다리기 힘으로 햇빛에너지를 만드는 놀이시설이 필요하다.
소규모 에너지 교육 공간 못지않게 대규모 테마파크 같은 것도 좋다. 그곳에선 동네나 학교에서 체험하지 못하는 다양하고 신기한 기구들로 호기심을 충족시키면 좋겠다. 네덜란드에선 아이들과 어른들이 마을 광장에 있는 수동식 에너지 회전목마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아이들이 줄에 매달리고 징검다리를 건너듯 뛰어만 다녀도 대기 오염을 정화하고 순환시키는 에어버블 놀이터가 있다. 우리는 에너지 체험을 위한 체험용 순환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의무적으로 순환 버스를 만들어 운영하면 더욱 좋겠다.
이러한 해법들이 일상이 될 때, 우린 좀 더 심각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생긴다. 재난 뉴스가 나올 때만 심각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즐겁게 심각해지는' 방법이다. 아기공룡 둘리가 왜 빙하 타고 우리에게 왔는지를 누구나 다 알고 있으니, 이를 해결할 방법을 재미있게 찾았으면 한다. 아기공룡 둘리를 다시 빙하에 태워 제 고향으로 보내야 한다. 그게 우리가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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