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서대구역 등 주변 여건 변화…'전용단지'로 실효성 크게 떨어져
"경쟁력 강하" 대구시 결단만 남아
1980년 국내 최초의 염색전용산단으로 탄생한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가 조성 41년 만에 '전용'자를 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염색산단관리공단은 다음 주 중 '30% 범위 내 타업종 입주허용'을 대구시에 공식 건의하기로 하면서 건의 배경과 실현 가능성이 지역 섬유업계 뿐 아니라 서대구역 일대 개발의 중대 현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왜 '전용' 떼야 하나?
염색산단의 이번 건의는 섬유업계 장기 불황과 서대구역 개통 등 주변 여건 변화가 맞물리면서 전용 산단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올해 초 염색산단이 입주업체 126개사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업종다양화 의견조사'에서 따르면 입주제한 완화를 원하는 업체가 99개사(7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앞서 2017년 말에도 염색산단은 산단 내에 다른 업종 입주가 가능하게 해달라는 내용 등을 대구시에 건의했다.
당시에는 2차단지 입주업체 19개사로 의견수렴이 한정돼 결집된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고, 염색산단 이전 건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이번에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업체들은 입주제한 완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업체는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경쟁력이 부족한 업체는 자발적인 사업포기를 유도해 염색산단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입주업종을 과도하게 확대할 경우 염색산단의 특성이 사라질 것을 우려해 전면 해제보다는 30% 내 허용으로 방향을 정했다.
앞서 염색산단은 지난해 9월 장기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4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입주업종 다양화를 추진해왔다.
박광렬 위원장(㈜무길염공 대표)은 "수주 물량 감소로 업체간 경쟁이 심화해 이대로면 공멸하겠다는 위기감에서 논의를 시작했다"며 "또한 KTX 서대구역이 준공되고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환경문제가 더 심각하게 대두될 상황도 입주제한 완화 추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업종 다양화 실현 가능성은?
30% 입주허용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돼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면 염색산단은 대구시에 해당 내용을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 대다수 이사들의 의견이 입주허용 찬성에 모인 것으로 파악돼 이사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은 대구시로 넘어갔다. 염색산단 입주제한을 완화하려면 염색산업단지계획에 타 업종도 입주가 가능하도록 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염색산업단지계획에 따른 업종 지정권은 대구시장에게 있어 대구시 결단만 있으면 입주제한 완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대구시 입장에서는 염색업과 연관된 산업에 미칠 영향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해 입주제한 완화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염색전용단지가 존재함으로써 제직, 섬유가공, 봉제 등 지역의 다른 섬유업종이 값싸게 염색을 할 수 있고, 입주업체는 스팀 사용비 등 공동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염색산단 입주제한 완화는 입주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섬유업 전체 문제로 볼 수 있어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와 염색산단은 내주 회의를 개최하고 입주업종 다양화 안건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대구시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입주 업종 다양화 실현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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