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부적격 통보에도…재협상 중재하려 한 NIA

입력 2021-07-08 17:31:33 수정 2021-07-08 19:47:02

'안양시 지하안전 스마트 관리시스템' 우선협상자 논란
허위 실적·기술규격 미충족…"협상 불가" 5월 하순에 밝혀
NIA "6월말까지 진행" 답변…한 달여 지나도록 판단 미뤄 우선협상자 유지되는 상황
2순위 업체 "법정 기간 넘겨 권리·경제적 이익 침해" 반발

한국정보화진흥원 전경. 매일신문DB
한국정보화진흥원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신서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추진하는 37억원 규모의 '안양시 평촌공동구 지하안전 스마트 관리시스템 사업'의 민간 사업자 선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수요기관인 경기 안양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수도권 컨소시엄에 '부적격' 판정을 내렸으나 사업을 총괄하는 NIA가 이에 대한 판단을 계속 미루는 탓에 2순위 대구 지역기업과 안양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8일 NIA와 안양시 등에 따르면 NIA는 조달청을 통해 해당 사업의 사업자 선정절차를 진행했으며 지난 4월 입찰공모에 참여한 6개 업체 중 수도권 소재 A업체가 주사업자로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순위협상자로 선정됐다. 대구 소재 B업체의 컨소시엄은 2순위 협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수요기관이자 1차 협상기관인 안양시와 우선순위협상자인 A컨소시엄과의 기술협상 과정에서 발생됐다.

기술협상 당시 안양시는 A컨소시엄의 사업 제안서를 분석한 결과, 증명할 수 없는 사업 실적을 허위로 기재했으며, 제안한 제품의 규격이 당초 요구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안양시는 5월 21일 NIA와 조달청에 해당 컨소시엄과의 '협상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그러나 안양시가 부적격 판단을 내린 지 한 달이 훌쩍 지난 시점임에도 A컨소시엄은 아직 우선순위협상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때문에 당초 6월로 예정된 입찰계약 체결도 늦으면 8월말까지 지체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시 관계자는 "해당 컨소시엄과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지만, NIA는 오히려 '6월말까지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경우 본 사업이 취소나 변경될 수 있다'며 해당 컨소시엄과의 재협상을 압박하는 식의 답변을 보냈다"며 "최종판단을 하는 조달청 역시 NIA와 안양시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적격 사업자인지에 대한 판단을 미루는 중"이라고 밝혔다.

A 컨소시엄은 안양시의 주장에 반발해 안양시와 NIA를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지위보전등가처분신청' 등 2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후 조달청을 상대로 1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안양시의 문제 제기에 관해 NIA는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컨소시엄이 안양시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조달청 역시 뚜렷한 판단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NIA 관계자는 "현 안양시가 주장하는 허위 실적 기재와 기술규격 미충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는 중이다. 이르면 7월 중순에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신속한 진행이 필요한 국책사업이다 보니 초기에는 재협상을 하는 방안으로 당사자들을 중재하려 했었다"고 해명했다.

미온적인 NIA의 태도에 후순위 업체인 지역의 B사는 협상을 할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B사 관계자는 "NIA는 주관기관인 안양시청의 협상 불가 입장에도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을 계속 진행시키고 있다"며 "심지어 우선순위 협상자와의 법정 협상기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2순위 협상을 진행하지 않는 것은 후순위 협상대상자들의 법적 권리 및 경제적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안양시 평촌공동구 지하안전 스마트 관리시스템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책사업인 '지하공동구 스마트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전력, 통신, 수도 등 기반 시설이 집적된 지하공동구에 인공지능(AI), 광센서, 레일로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한다. 국민 안전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활로가 될 수 있는 사업이기에 무엇보다 속도감 있는 추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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