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봉2동 4년 사이 907명 감소…아파트 입주 땐 인구회복 기대
평리6동 인구 감소세 대구 2위, 재개발 완료로 반등될 지 관심
북구 관문동 인구 28.7% 증가, 젊은 층 유입이 호재로 작용
재개발이 진행 중인 대구 중구 대봉2동과 서구 평리6동은 2017년에 비해 주민등록 인구가 각각 30.2%, 36.8% 감소했다. 두 곳 모두 올해 상반기 출생 인구가 각각 1명과 2명에 불과해 출생 인구 대비 사망자는 지역에서 가장 많은 축에 속한다.
◆올 상반기 출생 '1명'인 대봉2동
지난 9일 오전 대구 중구 대봉2동의 한 골목. 재개발이 진행 중인 이곳 주민은 2017년 6월 3천 명에서 지난달 기준 2천93명으로 감소했다. 4년 새 주민들의 30%가 떠난 것이다. 올해 상반기 이곳에서 태어난 아기는 1명뿐이다. 그 사이 15명이 사망했다.
재개발로 주민 상당수가 떠난 이곳은 밤이 되면 분위기가 음산해진다. 주민 A(64) 씨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많아 다른 동네 불량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러 자주 온다. 노인들은 혹시나 해코지를 당할까 봐 저녁이 되면 집 밖으로 안 나가는 편"이라며 "나 역시 어느 날 이곳 근처를 걸어가다가 뒤에서 '아줌마 집이 어디냐'는 말을 들었고 그 뒤로는 해가 지면 집에서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연령층이 높은 이곳의 특성에 맞는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30년 넘게 대봉2동에 산 주민 B(65) 씨는 "과거 아이들을 키웠던 사람들이 이제 노인이 됐고, 지금은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들도 꽤 있어 홀몸노인이 많다"며 "올해 설날쯤에는 집 근처에서 썩은 냄새가 나 '누가 쓰레기를 버렸나'고 생각했다. 그러다 문뜩 홀로 사는 할머니가 오래 보이지 않아 의심스러워 경찰에 신고했다.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상황이었다"고 했다.
대봉2동의 경우 재개발 진행으로 일시적으로 인구 감소가 진행된 뒤, 향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봉2동을 가운데로 가르는 이천로 우측 편에는 내년 3월 1천3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좌측 편에도 개발을 위한 이주, 철거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천로를 중심으로 좌우 측이 개발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개발로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될 것이다"고 말했다.

◆주민 3분 1이 사라진 평리6동
경부선 철길이 통과하고, 노후 주택이 많이 있는 평리6동 역시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곳은 2017년 6월 8천48명에서 올해 6월 5천83명으로 전체 주민의 3분의 1 이상이 다른 곳으로 떠났다.
남은 주민들은 서대구KTX역사, 트램(노면전차) 등으로 동네에 활력이 생길 것을 기대하면서도, 정작 기존 주민들은 개발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개발 지역 인근에 사는 70대 주민 C씨는 "이곳의 집을 팔고 이미 다른 동네로 간 사람들은 아파트를 분양받을 돈이 없는 주민들이다. 대구 외곽의 오래되고 조용한 곳으로 이사를 많이 간다고 들었다"며 "이곳에는 대부분 근로 능력이 없어 신축 아파트의 추가 분담금을 낼 수 없는 사람이 많다. 20평대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1억원 넘게 보태야 한다고 하더라. 결국 빚을 내서 들어오라는 건데 노인들로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평리6동의 4년 새 인구 감소세는 전 지역에 재개발이 진행 중인 평리5동(74.1%)에 이어 대구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6월 기준) 출생 인구는 2명에 불과하지만 사망자 수는 28명으로 출생자 대비 사망자 수도 대구에서 대봉2동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 때문에 내후년 평리6동에 1천418가구의 아파트가 준공되더라도 그간 이어진 인구 감소세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인구 쑥쑥 느는 북구 관문동
최근 금호지구를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선 북구 관문동은 지난달 주민등록 인구가 3만6천990명으로 2017년 6월(2만8천752명)에 비해 28.7% 증가했다. 올해(6월 기준)는 출생 152명, 사망 59명으로 출생 인구가 사망자의 2배를 넘는다.
8개 구·군 중 인구가 유일하게 증가한 달성군의 유가읍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자 대비 출생 인구 비율이 높은 곳이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주변의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으로 입지의 불리함을 극복한 데 이어, 2015년 이후 금호지구 등에 들어선 3천400여 가구의 신축 아파트에 젊은 층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 북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대구IC와 북대구IC가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과 함께 주변에 금호강, 하중도가 있어서 안락한 주거 환경이 부각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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