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부동산 거짓 통계

입력 2021-07-06 05:00:00

서울 아파트값 상승, 文정권 17% Vs. 경실련 86%
"세상의 3가지 거짓말. 그럴 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들은 숫자를 이용할 궁리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통계 조작'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매일신문DB
석민 디지털 논설실장
석민 디지털 논설실장

통계(statistics·統計)는 사회집단 또는 자연집단 상황의 구체적인 양적기술(量的記述)을 반영하는 숫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통계를 통해 사회현상과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반면, 통계를 정치·사회적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작가인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이다'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2017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17.17%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공시지가는 집값 상승률보다 5배나 높은 86%나 올렸다.

이런 모순 탓에 문재인 정권의 아파트값 상승률과 공시지가 인상률 중에서 어느 하나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문재인 정권은 제정신이 아닌 'XX정권'이 되어 버리는 딜레마가 발생했다.

'통계로 거짓말하기는 쉬워도, 통계 없이 진실을 말하기는 어렵다'는 스웨덴의 수학자 안드레예스 둥켈스의 말이 새삼스럽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통계 조작'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실련은 지난달 23일 서울 25구(區) 대표 아파트 3곳씩, 모두 75곳 30평형 아파트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79% 올랐다고 발표했다.

경실련 측의 주장 79%가 문재인 정권의 공시가격 인상률 86%에 오히려 가깝다.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진실을 잘못된 통계로 감추고 있다'는 경실련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다.

미국의 통계학자 캐롤 D. 라이트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쟁이들은 숫자를 이용할 궁리를 한다'고 했다. 집값 통계 왜곡 논란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복매매모형을 적용한 실거래가격지수를 발표하면서도 이보다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매매가격지수를 뽑아 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미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케이스실러지수도 반복매매모형을 사용한다. 보다 정확한 통계 방법을 놔두고 일부러 상대적으로 부정확한 방법을 사용하는 '거짓말쟁이들'의 의도를 모르는 국민은 '머리가 깨진 사람들'뿐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