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유산 상속' 장애인 동생 실종 신고한 40대 알고보니 유기…구속영장 신청

입력 2021-07-02 22:02:54

범죄. 사망. 자료사진 매일신문DB
범죄. 사망. 자료사진 매일신문DB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이 '실종됐다'고 신고한 40대 남성이 '유기'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였다.

2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에게 장애인복지법 위반(유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적장애 2급이 있는 동생 B(38)씨를 경기 구리시 일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8일 새벽 2시 50분쯤 경찰에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이 실종됐다"며 실종 신고했다. 그는 동생의 인상착의와 함께 말이 어눌하다는 점 등을 경찰에 설명했다.

하지만 B씨의 행적을 수사하던 경찰은 A씨의 진술에서 수상한 점을 포착했다. 동생이 전날 오후에 집을 나섰다고 진술했는데, 그날 저녁까지 함께 있던 장면이 CCTV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A씨는 동생을 자신의 차에 태워 이동하다가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9일 A씨에게 '감금' 혐의를 적용해 긴급 체포했다.

A씨가 체포된 날 오후 B씨는 서울 강동대교 북단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형제가 탄 차량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곳은 B씨가 발견된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기 구리시 왕숙천 인근이었다.

경찰은 A씨에게 '유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했고, 이르면 이날 밤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유기 장소는 좀 더 수사를 해봐야 한다. B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는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B씨는 A씨의 가족과 함께 거주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형제는 부모에게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살인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할 방침이다.

최신 기사